경제·금융

건설업체 지역장벽 무너진다

건설업체간 지역간 장벽이 붕괴되고 있다. 청구ㆍ우방 등 지방에 본사를 둔 업체들이 하나 둘 서울로 진입한 데 이어 최근엔 수도권 대형 건설업체가 전국을 상대로 영업에 나서면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터줏대감`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일감이 다소 줄어들면서 `돈 되는 곳이면 무엇이든 찾아간다`는 건설업체 전략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자금력이 떨어지는 지방 건설업체들의 생존기반이 위협받고 있다. ◇전국구로 승부건다= 수도권 대형 건설업체들이 지방으로 영업력을 확대하면서 지방 대도시 재건축 수주시장은 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건설업체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인천시 뿐 아니라 대구, 광주, 부산, 대전시 등 지방 대도시 노후 단지의 시공사 대부분이 서울 지역의 대형업체다. 수도권 중견업체의 `탈 수도권화`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월드, 우남, 동문건설 등이 지방 택지개발지구 내 공동주택용지를 분양 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진행된 대전시 노은2지구, 경남 양산 물금지구 등의 공동주택용지 입찰에는 지역 업체 뿐 아니라 수도권 중견업체가 대거 참여했다. 지역 감정도 무너지고 있다. 전남에 근거지를 둔 호반건설이 대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하고, 경남지역 업체가 전라도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롯데건설 김동권 이사는 “지역 토착업체라는 개념은 사실상 무의미 해졌다”며 “암묵적으로 지켜온 업체간 활동범위 역시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다”고 설명했다. ◇토착업체, M&A 늘 듯= 일본의 경우 지난 80년대 말부터 대형 건설업체(제네콘ㆍGenecon)들이 일감 확보를 위해 지방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했다. 이 같은 현상이 현재도 나타나고 있는 데 이 과정에서 지역 토착업체의 부도와 M&A가 발생하고 있다. 지방업체들의 생존기반이 붕괴되면서 문을 닫거나 아니면 다른 토착업체와 손을 잡고 몸집을 늘리는 등의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국내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 연구소 소장은 “지역 다각화 뿐 아니라 대형업체가 빌라 시장에 뛰어드는 등 업무장벽 역시 곧 사라질 것”이라며 “경쟁력 없는 중견업체, 지역업체들은 새 길을 모색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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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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