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들의 사모투자펀드(PEF) 설립이 붐을 이루는 가운데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세계적인 PEF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론스타ㆍ뉴브리지캐피탈 등 기존에 국내시장에 투자했던 PEF들은 그 규모를 늘리고 있으며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ㆍ올림푸스캐피털ㆍ칼라일그룹ㆍJP모건에쿼티파트너스 등 다른 세계 굴지의 대형 PEF들도 잇따라 국내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국내 언론으로부터 ‘투기펀드’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자금난 등 기업구조조정의 위기에 직면한 기업을 사들여 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바이아웃(buy out)펀드’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들 PEF는 한국시장은 물론 중국ㆍ일본 등 아시아 3국의 인수합병(M&A) 시장을 주 타깃으로 일대 격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외 대형 PEF들이 잇따라 한국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것은 한국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M&A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인수할 매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투자수익을 해외로 가져가기 쉽고 조세를 회피할 방법이 많다는 점도 이들 외국계 펀드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현재 국내 M&A 시장의 경우 진로를 비롯해 동아건설ㆍ대우조선해양ㆍ대우건설 등 조단위의 대형 물건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M&A 시장 규모가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M&A 시장에서 외국계 PEF가 국내 PEF를 앞서갈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PEF가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제반 규제 등으로 인해 PEF 인수자금을 모으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PEF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우량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국계에 대항할 토종 PEF 설립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