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ㆍ4분기에 이어 2ㆍ4분기에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크게 웃돈 것은 우리 경제가 적어도 성장률 면에서는 경제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상궤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2ㆍ4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7.2%(전기 대비 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전체로는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을 기록해 2000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은은 "경제가 회복기를 지나 확장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6%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제 중요한 점은 앞으로도 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과 함께 경제회복의 과실이 골고루 확산되도록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올 들어 계속되는 경기회복세는 거의 수출호조에 기인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수출과 함께 생산과 설비투자 및 민간소비가 동반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2ㆍ4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8.0%나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29.0%, 민간소비도 3.7%나 신장했다.
수출활기의 온기가 내수경기 진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ㆍ투자ㆍ재고 등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2%포인트로 1ㆍ4분기의 1.1%포인트보다 두 배로 늘어났다. 우리 경제가 수출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내수경기도 점차 활기를 되찾는 선순환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성장탄력을 유지하면서 경제체질을 더욱 튼튼히 다져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올 들어 계속된 높은 성장은 지난해 경기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도 적지 않았던 만큼 성장률 자체의 의미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하반기에는 대내외 여건악화로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경기진작의 지렛대 역할을 한 재정투입 효과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 금리인상이 본격화하면 경제회복 속도는 그만큼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계상황에 이른 가계와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연착륙 방안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경기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 가능성과 유럽의 재정위기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등 수출여건도 밝지만은 않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과잉유동성에 따른 버블 등 후유증을 제거하면서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촉진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