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사장단 인사] 금융계열 선진·글로벌화 나선다

■ 박근희·최치훈 사장 '생명' '카드'로 이동<br>경영분석·관리·재무 최고 전문가 배치 전자보다 떨어진 시스템 업그레이드



박근희 중국 삼성 사장이 삼성생명으로, 최치훈 삼성SDI 사장이 삼성카드로 옮긴 것은 한마디로 금융 부문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 주력 계열사인 삼성생명에 삼성 내에서도 경영분석과 관리ㆍ재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박 사장을 임명한 것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 사장은 우선 전자 계열사의 선진 시스템과 해외 시스템을 생명에 접목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금융의 핵심 계열사지만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에 비하면 턱없이 뒤떨어진 게 현실이다. 전자 계열사들이 해외 시장을 잇따라 개척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는 반면 삼성생명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게 한 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그룹 계열사는 비금융회사 57개, 금융회사 10개 등 총 67개다. 그룹 전체 매출액은 220조원인데 이중 삼성전자 1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0.8%에 달한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고작 11.5%에 불과하다. 박 사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친 경영ㆍ재무 전문가로 지난2005년부터 중국 삼성 사장을 맡으면서 휴대폰, LED TV 등의 1위 수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금융 계열에 전자계열의 선진 시스템과 글로벌 마인드를 불어넣는 데는 그만큼 적임자가 없다는 평가다. 그룹 총괄 책임자인 김순택 부회장도 박 사장에게 이 같은 점을 직접 부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번 인사로 3명의 사장 체제를 맞게 됐다. 이수창(61) 대표이사 총괄사장, 김상항(55) 자산운용부문 사장, 박근희 보험영업부문 사장이다. 하지만 내년 주총에서는 박 사장이 삼성생명 총괄 수장으로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과 더불어 삼성카드 사장으로 최치훈 사장이 자리를 옮긴 것도 금융 부문 선진화와 무관하지 않다. 최 사장은 GE 출신으로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을 역임했고 올해부터 삼성SDI를 이끌어왔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가 추진해온 프린터 일류화를 이끈 인물이다. 최 사장 역시 전자 계열에서 쌓은 기업과 경험 등을 토대로 삼성카드에 새로운 변화를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는 올해 들어 금융 부문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 강하게 제기됐다. 전자 계열의 뛰어난 실적과 대비되면서 금융 부문이 고임금만 받지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삼성 금융 계열의 경우 앞으로 박 사장과 최 사장이 어떤 롤을 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박 사장과 최 사장이 금융 부문으로 옮긴 것은 전자 계열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진 금융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라며 "앞으로 삼성 금융 부문에 매우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