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물/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대표이사(기업인 문화칼럼)

선물을 주는 마음은 너그럽고 받는 마음은 즐겁다.선물을 준비할 때는 선물의 성격, 받을 사람의 취향이나 형편, 비용부담의 한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상대방이 평소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선물한다면 주는 마음 받는 마음 모두 만족스럽지만 선물에도 격이 있어서 지나치면 뇌물이 되거나 욕이 되기 싶고 취향에 맞지 않으면 결례가 된다. 그래서 선물은 정성인 것이다. 내가 선물로 활용하는 것은 대강 세가지가 있다. 사무실로 찾아오신 손님에게는 우리회사에서 만든 화장품을 드린다. 『저희 회사에서 만든 인기 상품입니다. 써보시고 많이 선전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찾아온 이에 대한 예와 정과 상술이 함께 한다. 추석과 설에는 예부터 세찬을 돌리는 것이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문화이다. 흔히 술 고기 과일 과자 등 가정에서 명절에 소용되는 물품을 친지 은사 선배 등 신세진 분들에게 선물함으로써 정을 나누고자 했다. 나는 오래전부터 김을 세찬으로 선택하고 있다. 고급 햇김을 사서 일일이 살펴보고 5백장씩 포장하여 보낸다. 요즘은 가공한 맛김이 나와서 날김을 선물하면 주부들이 귀찮아 할까봐 걱정되긴 하지만 참기름 발라서 갓 구웠을 때의 고소하고 신선함이 김의 참맛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에게는 전통문화에 관한 나의 취미를 살려 고른다. 독일의 웰라사 박물관을 둘러본 적이 있다. 일본 것은 많은데 한국 문화재는 한점도 없어 섭섭했다. 귀국한 다음 인사동에서 경대를 사서 선물하였는데 그 뒤 다시 갔을때 보니 한국산이라는 표시와 함께 진열되어 있었다. 슈박사댁에 초대받아 가보니 신라토기와 깨진 고려청자를 진열장에서 꺼내 보이면서 『한국 도자기 최고』라고 칭찬한다. 프랑스의 거래처 손님에게 요새 만든 「청자원숭이 연적」을 선물했는데 얼마후 그의 사무실을 방문해 보니 테이블위에 그 원숭이가 놓여있었다. 그는 그 색다른 선물을 만지작거리면서 늘 당신과 당신의 나라를 생각한다며 즐거워 했다. 또한 복도를 지나다 보니 낯익은 대나무 그림이 걸려있다. 몇년전 내가 선물한 것이다. 선물에 오해가 많은 세상이다. 예의와 정표가 되는 격이 있는 선물을 가볍게 주고 받는 밝은 풍토조성과 문화외교로서 전통문화가 담긴 선물이 활용되어지기를 바란다. □약력 ▲1933년 충남 청양출생 ▲고려대 상학과, 동대학원, 유니언대학 경영학박사, 공인회계사 ▲라미화장품 대표이사 ▲동아유리공업 대표이사 ▲대한 화장품공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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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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