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조난당한 잠수함 찾는 기술로 매몰 광부 구조

광부의 허리띠에 미사일 유도장치 장착한 효과, 조난당한 광부 위치 정확히 찾아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지난 2006년 1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의 사고(Sago) 탄광에서 폭발이 일어나 13명의 광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대가 곧바로 수색에 돌입했지만 갱도의 길이가 3.2km에 달하는 탓에 41시간이 지난 후에야 1명의 생존자와 12구의 시신을 찾아냈다. 세계적 석탄 생산지인 중국의 경우 탄광 사고로 지난해에만 무려 4,000여명의 광부가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탄광 사고는 많은 인명피해를 불러온다. 이를 최소화하는 길은 신속한 구조뿐이지만 조난자의 위치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광범위한 지역, 그것도 땅속을 탐색해야 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일쑤다. 물론 탄광 내에 별도의 유선망이 갖춰져 있기는 하지만 사고에 의해 쉽게 끊어져 버린다는 게 문제다. 최근 미국의 인세트 시스템즈(InSeT Systems)사는 이 같은 기존 유선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방식의 신개념 조난자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했다. ‘관성 트랙킹 시스템(Inertial Tracking System, ITS)’으로 명명된 이 장치는 조난당한 잠수함을 찾는데 쓰이는 기술을 활용, 탄광 속에 고립된 광부의 위치를 즉각적으로 확인해 준다. 불필요한 시간낭비 없이 효율적이고 신속한 구조가 가능해지는 것. 이 시스템의 핵심은 각 광부들이 허리띠에 부착하는 위치 발신기. 방탄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워키토키 크기의 이 발신기에는 동작인식센서가 내장돼 있다. 동작인식센서는 군대에서 미사일을 유도할 때와 마찬가지로 상하, 좌우, 앞뒤 등 3개의 축 움직임을 감지해 광부들의 위치를 입체적으로 계산한다. 한마디로 미사일 유도장치를 광부의 허리춤에 달았다고 보면 된다. 이렇게 계산된 위치 정보는 갱도의 천정에 매달린 무선 송수신기들에게 즉각 전달된다. 그리고 지상의 컴퓨터는 이를 받아 탄광의 지도와 대조함으로서 조난당한 광부의 정확한 위치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이 같은 시스템 구성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문제는 광부가 장시간 동안 탄광 내부를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상황이다. 만일 초기에 동작인식센서가 조금이라도 부정확하게 데이터를 계산하면 나중에는 광부의 실제 위치와 계산된 위치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TS의 개발자이자 인세트 시스템즈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러셀 브리딩은 9년간의 연구 끝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개발에 성공했다. 때문에 ITS는 광부가 8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동했다고 해도 최종 위치의 오차 범위가 3m 이내에 불과하다. 미국 연방광산안전보건청(MSHA)의 전자장비 책임자인 데이비드 처든은 “ITS는 지금까지 개발된 조난자 위치추적 장치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이 보편화되면 탄광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세트 시스템즈는 미국 내 3개의 탄광에서 ITS의 필드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친 상태인데, 조만간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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