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의혹 여전 속 "사실땐 사퇴" 되풀이

■ 김태호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 마지막날<br>4대강·대북정책등 국정현안 소신 발언없어<br>주요 증인 野 요구로 동행명령권 발동되기도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신의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25일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정책홍보에 치중한 반면 참신한 소신을 보여주는 데는 일정 부분 한계를 노출했다.

또한 전날 제기됐던 각종 도덕성 의혹에 더해 이날 사적 해외방문시 지불했던 7,700만원에 대한 출처를 소명하지 못하는 등 여전히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그러나 "제기된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즉각 사퇴하겠다"며 "의혹이 양파처럼 계속 나온다는데 껍질을 까도 나올 게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내 주목된다.

◇4대강, 대북정책 등 정책현안 소신 발언 없어=김 후보자는 4대강 사업에 "지난 2000년부터 7년간 낙동강에서 엄청난 홍수피해가 나 절박한 심정에서 찬성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수피해가 주로 지류ㆍ소하천에서 발생했다"는 박창근 관동대 교수의 참고인 진술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도 "경남도에서 4대강 본류에서 발생한 피해는 1.4%에 불과하다"고 거들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의 '한반도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운하에 대해 구체적 내용은 잘 모른다"고 회피했다.


김 후보자는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현 정부의 대북관과 궤를 같이했다. 김 후보자는 '쌀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북한에 지원하겠느냐'는 강 의원의 질의에 "쌀 수급과 대북 지원은 별개"라며 "북한이 최소한의 사과와 태도 변화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 의원이 6ㆍ15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와 공존을 끌어낸 사례를 언급하자 "지난 10년간 민주정부의 한계점이다. 북한이 고마움을 알아야지 되레 천안함 사태와 같은 일을 일으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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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또 이 의원이 '(지난해) 조세부담률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몇 개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22%, 30여개국으로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OECD 회원국은 32개국으로 엇비슷했으나 조세부담률은 19.7%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해외출장비 등 도덕성 의혹 말끔히 해소되지 않아=김 후보자는 이날 새로 제기된 해외 여행의 스폰서 의혹에 반박하지 못하는 등 전날에 이어 박연차 게이트 연루의혹, 2006년 선거자금 10억원 대출배경, 2004년 특혜의혹 건설업자와의 4억원 채권ㆍ채무관계 부분을 집중 추궁당했다. 이 의원은 "47번의 해외방문 중 12번의 사적 방문에 대해 총 체류비용을 계산해보니 7,700만원인데 출처를 밝히라"며 "씀씀이는 큰데 돈의 출처가 없어 '스폰서 총리'라고 듣는다"고 주장했다.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에 대해 공식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지 의문"이라며 "오늘 중으로 불기소 사실 증명을 검찰에 청구해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따졌다. 김 후보자는 "검찰에 내사 기록 제출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증인 불출석 속 김 후보자 '억울하다'반박=이날 청문회는 증인으로 채택된 8명 중 김 후보자의 형수인 유귀옥씨 등 4명이 출석했으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곽현규 뉴욕강서식당 사장 등 주요 증인들은 출석하지 않아 맥이 빠지기도 했다. 야당의 요구로 결국 이들 증인에 대해 이날 오후 동행명령권이 발동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후보자는 간간이 억울하다는 반응을 격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박영선 의원이 "2006년 안상근씨(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로부터 선거자금 3억원을 빌렸는데 총리실 사무차장으로 임명한 것은 대가성이 아니냐"는 공격에 "누가 모르는 사람에게 빌리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김 후보자는 또 '문제 인사에 대해 해임건의를 하겠느냐'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국민적 시각ㆍ눈높이에서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해임건의도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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