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희여고 졸업하는 1급 지체장애인 최다해양

"친구들 덕에 학교서 불편함 없었어요"


“막상 졸업을 하려니까 좋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이랑 헤어져야 하니깐 섭섭하기도 해요” 14일 경희여고를 졸업하는 지체장애인 1급 최다해(19)양은 13일 졸업의 감회를 묻자 “방학 때마다 함께 손잡고 영화보러 다녔던 친구들을 못보게 될까 봐 아쉽다”며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2년 전 새로 사귄 친구들과 친해진 뒤 처음으로 영화 ‘실미도’를 보러 갔던 일을 학창시절의 가장 큰 추억으로 여기는 그에게 친구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재산이다. ‘정상인’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스스로 “학교 다닐 때 전혀 불편한 것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친구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해양이 특수학교에서 일반 학교로 옮긴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두 손 모두 제대로 쓸 수 없고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지만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함께 생활하다 보면 배울 게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런 생각 뒤에는 ‘사회에서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47)의 헌신적인 사랑과 뒷바라지가 있었다. 선천성 장애를 무릅쓰고 아무리 어려운 숙제라도 꼬박꼬박 해가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학교를 빼먹지 않은 것도 모두 어머니 덕분이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다해양의 등하교를 도와준 어머니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는 꼭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전혀 힘든 줄 몰랐다”고 한다. 학교에서도 다해양과 어머니의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해 졸업식에서 다해양에게는 ‘노력상’을, 어머니에게는 ‘장한 어머니상’을 각각 주기로 했다. 2년 동안 다해양의 담임을 맡았던 백기섭(45) 교사는 “다해는 몸이 불편하지만 열심히 하려는 열정은 누구보다 대단하다”며 “사회에 나가서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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