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모피아 상징어 '이헌재 사단' 경제계 넘어 정치·사회전반에 포진

[한국의 新人脈] <3부>관료사회를 파헤친다 2. 경제정책의 힘, 모피아<br>■ 그들은 지금 어디에

이성남 민주당 의원

김영재 칸서스 자산운용 회장

이성규 유암코 사장

모피아가 수십년 동안 크고 작은 군락을 형성해왔지만 핵심은 역시 '이헌재 사단'이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를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실세들이 나름 굵직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분출한 카리스마와 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인맥의 고리에 필적하지 못한다. 이른바 모피아의 대부라는 사람들의 인적고리가 관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 전 부총리의 사슬은 민과 관에 걸쳐 방대하게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 '모피아=이헌재'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다.

다른 한편으로 론스타 매각에 대한 단죄의 과정과 그를 향한 참여정부 '386' 등의 공격은 모피아에 대한 사회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했다. 모피아와 이헌재는 이렇게 '힘과 견제'라는 양날의 칼을 품어왔다.


그렇다면 이헌재 사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물론 정권이 바뀌면서 시장을 뒤흔들던 위력은 예전 같지 않다. 은행권을 뒤흔들던 황영기 전 KB지주 회장은 불명예 퇴진했고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 뒤안으로 물러났다. 우리은행장을 지낸 이덕훈 전 금융통화위원도 로펌의 고문으로 후선에 자리하고 있다. 그의 오른팔로 불렸던 서근우 전 금감위 심의관은 하나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금융연구원에 둥지를 틀었다. '정책 실무 총책'이었던 정기홍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등은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혹자는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을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소멸'이라는 단어를 이헌재 사단에 붙이는 것 역시 오판이다. 우리 사회에서 모피아의 힘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과거 정부 그의 사단이 경제계에 국한돼 있었다면 오히려 지금은 스팩트럼이 정치ㆍ사회 전반으로 확대됐다.

관련기사



이성남 전 금통위원은 국회의원으로 알토란 같은 법안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의 사단이라고 특정 짓기 힘들다는 얘기도 있지만 박해춘 전 서울보증보험사장은 충남지사 출마에 이어 지금은 한나라당의 서민금융대책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제계에도 그의 인맥 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금정라인에서는 진동수 금융위원장과 김석동 농협연구소 대표 등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엄존한다.

민간에서도 그의 철학을 이어받은 사람들이 많다. 자문역할을 했던 최범수씨는 신한금융지주의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이헌재의 입' 역할을 했던 김영재 전 금감위 대변인은 칸서스자산운용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경험을 말해주듯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그의 사단을 찾았다. 서근우씨는 금감원 구조조정 자문역으로 일했고 '이헌재의 왼팔'로 불렸던 이성규 전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처리해주는 유암코 사장을 맡고 있다.

'이헌재 사단'에 속하는 한 인사는 "'이헌재 사단'에 대한 평가는 모피아 집단에 대한 평가만큼이나 엇갈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정한 평가보다 그의 철학을 계승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경험을 살리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