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증시 '조정장세' 지속될듯

약세장 예고 '중기 데드 크로스' 임박<br>美 성장률·노동생산성 하락등 경제 둔화 뚜렷<br>일각 "글로벌시장 혼조… 15% 더 하락할수도"



뉴욕 증시가 본격적으로 약세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앞으로 15%가량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를 알리는 경제지표가 늘고 있으며 약세장을 예고하는 ‘중기 데드 크로스’를 눈앞에 두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엔 캐리 자금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거시경제지표 악화=미 경제는 지난 1ㆍ4분기 5.6%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ㆍ4분기 2.6%, 3ㆍ4분기 2.0%, 4ㆍ4분기 2.2%를 나타내는 등 성장탄력이 현저히 줄고 있으며 올해도 잠재 성장률인 3% 달성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발표된 1월 공장 주문은 전월 2.6% 증가에서 5.6% 감소로 돌아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1월 잠정 주택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4.1% 하락한 108.7을 기록해 주택경기가 여전히 바닥을 지나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미 정책 당국자들이 ‘견고한 성장’의 바로미터로 여기는 노동생산성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4ㆍ4분기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한달 전 발표치인 3.0%에 크게 못 미치는 1.6%에 그쳤다. 반면 이 기간 동안 단위 노동비용은 연율 6.6%로 예비치인 1.7%의 4배에 달했다. ◇중기 데드 크로스 임박=‘2ㆍ27 차이나 쇼크’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뉴욕 주식시장이 6일(현지시간)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3대 지수는 모두 1.0% 이상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추세 전환이 아니라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20일 주가이동평균선이 60일선을 하향 돌파할 태세다. 약세장세로의 진입을 예견하는 ‘중기 데드 크로스’가 임박한 것. 뉴욕 증시는 지난해 8월 초 20일선이 6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중기 골든 크로스’가 발생한 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차이나 쇼크’ 이후 투자자들이 ‘매도세’로 돌아서거나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하락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거래량이 크게 줄고 있어 기술적 분석상 당분간 ‘관망장세’ 내지 ‘조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 증시 15% 더 하락 분석도=통상 미국 증시는 조정국면에 들어가 10% 이상 하락한 뒤 반등에 나섰지만 ‘차이나 쇼크’의 주가 하락폭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러시아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파산위기에 처했던 98년 7월17일부터 8월 말까지 S&P500지수는 19% 급락했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4년 전에는 주가가 10% 이상 속락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미국 경제의 성장둔화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가 조정과정을 거치려면 앞으로 15% 더 하락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날 코네티컷에서 개최된 헤지펀드 포럼 연례행사에 참석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 침체와 증시 하락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섣부른 ‘증시 반등’을 경계했다. 미 증시가 추가 조정 없이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S&P500 기업들의 주가가 실제 이익의 27.3배에서 거래됐지만 지금은 14.8배에 머물고 있는 등 기업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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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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