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획/39주년 집 무료료 고쳐주기] 독자사연

이기숙(李奇淑·39)씨 가족이 살고 있는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강남3차 아파트는 동네 아이들의 책방 겸 놀이터다. 읽을거리를 찾아 몰려드는 아이들이 하루에도 스무명이 넘을 정도다.그가 동네 아이들의 독서공간으로 집을 개방한 것은 지난 96년 이 아파트로 이사온 후부터다. 이씨는 『이사올 때부터 워낙 집이 낡아서 처음엔 동네사람들에게 집을 공개하기가 미안할 정도였다』면서 『하지만 좋은 책을 공유하는 것만큼 아이들에게 도움되는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마을문고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인 김현규(金顯奎·41)씨도 이씨의 그같은 생각을 적극 뒷바침했다. 어느듯 초등학교 2학년이 됐지만 딸 은정(9)이가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다 김씨 부부도 독서광이었던 까닭이다. 이들 부부는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책을 샀다. 은정이가 읽을 책은 물론 자신들이 읽을 거리도 수시로 구입하다보니 어느듯 1,000권이 훨씬 넘어섰다. 동네 서점에선 쉽게 구할 수 없는 책들도 상당수 갖추게 됐고 책을 읽거나 빌리러 오는 아이들도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두해 지나면서 아이들의 손을 많이 타다 보니 집안 구석구석이 제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낡아버렸다. 부분적으로나마 몇차례 고쳐보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씨는 『어린이서울경제에 실린 무료로 집을 고쳐준다는 기사를 읽고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면서 『앞으로 1만권의 장서를 보유한 마을문고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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