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리경제, 성장률 하락에 早老 현상까지

올해 우리나라는 아시아국가들 중 일본ㆍ호주 등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더구나 내년에는 더 어렵다는 전망이 갈수록 늘고 있다. 내수경기가 침체를 면치 못하는데다 고유가에다 수출 둔화까지 겹쳐 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과 연구기관 등 14개 기관의 경제전망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지난달 4.8%에서 10월에는 4.4%로 떨어졌다.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성장률 추계에 포함된 일부 외국 기관들은 훨씬 더 비관적이다. UBS, HSBC, CSFB와 모건스탠리 외국금융기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 기관의 전망이 반드시 맞아떨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낙관적인 정부의 경기예측이 자주 빗나가다 보니 마냥 무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는 일종의 자율조정기능이 있다. 불황이 깊어지면 한계기업이 도태되는 등 경제체질이 개선되고 이는 곧 경기회복의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성장잠재력 자체가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경제순환론에 따른 분석과 전망에 불과하다. 만일 경제가 구조적인 병에 걸려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때마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한국경제의 조로화를 나타내는 7가지 현상’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경제의 활력이 되 살아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체질이 허약해지면서 곳곳에서 조로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도 호황은 짧아지고 불황은 길어졌다는 분석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경기패턴이 맞다면 불황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경제성장률이 세계평균을 2년 연속 밑돌고 있다는 분석은 저성장의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통화유통 속도의 지속적인 감소도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투자와 소비를 위한 자금수요의 감소와 자금흐름의 경색을 나타낸다. 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니 잠재성장률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 취업구조의 고령화도 경제에 큰 부담이다. 세계 일류상품 수가 10년 연속 줄어들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현재 77개에 불과한 세계1위 상품을 500개 이상으로 늘려야 2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는데 답답한 노릇이다. 주식시장에 새로운 블루칩이 등장하지 않는 것은 기업의욕과 경제활력의 저하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다. 이 같은 조로현상을 방치할 경우 저성장구조가 고착화되고 경쟁력이 약화돼 선진국진입이 어렵게 될 공산이 크다. 우리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성장동력을 확충하면서 조로화 현상을 치유하기 위한 체질강화 노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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