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인식전환 필요한 기업 IR활동

최근 2개 기관에서 실시한 기업설명회(IR) 대상의 심사위원을 맡을 기회가 있었다. 심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IR활동에 대한 열성도나 활동내용의 질적인 측면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IR 횟수는 물론이고 IR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인식, 쌍방향 IR, 찾아가는 IR, 해외 IR, 다양한 정보기술을 활용한 IR 등의 측면에서 세계유수기업의 수준을 능가할 정도가 됐다. 20년이 채 안 되는 우리나라의 기업 IR 역사를 생각하면 문자 그대로 눈부신 발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이렇게 수준 높은 IR활동을 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IR활동에 거의 무관심한 공개기업도 많다는 점이 큰 문제다. IR활동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예년에 비해 코스닥기업들의 IR에 대한 열의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심지어 하청 관계 등의 문제로 적극적인 IR활동이 오히려 기업경영에 역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도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대기업 중에는 IR조직이 관료화돼 있어 문제다. 외형상으로는 화려하고 적극적인 IR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사소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기업방문 요청 또는 전화 문의 등에 대해서는 회신이 너무 늦고 불친절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도 있다고 한다. 이런 기업들은 상당한 예산을 쓰면서도 활동결과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IR활동의 일관성 부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IR가 자사가 필요할 때, 잘되고 있는 것만을 자랑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기업이 많았다. 자사의 필요성이나 자랑할 것이 있을 때만이 아니고 어려움에 처해 있을 경우라도 그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바르게 알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IR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 밖에 외국계와 국내 기관,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를 차별하지 않는 IR, 기관투자가 일변도의 IR에서 개인투자자까지 배려하는 IR, 투자가의 투자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형태의 IR에서 투자가 유형별로 방법을 다양화하는는 IR, 주식투자가 일변도에서 채권투자가까지도 고려하는 다양화된 IR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991년부터 시작돼 도입 20년을 앞두고 있는 국내기업의 IR활동이 명실상부한 성년 IR가 될 수 있도록 기업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