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투기세력 '싹쓸이'…값상승 부추겨

[국제 원자재 대란 다시 오나] <br>中긴축의지 불구 수요 왕성 수급불안 여전<br>'원자재-달러 디커플링'도 시장혼란 부채질


원자재 가격의 초강세는 투기세력들의 ‘싹쓸이’ 매수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원자재 수요가 줄 것으로 보고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서 빠져나갔던 투기세력들이 최근 원자재시장으로 U턴을 하면서 원자재 가격을 올려놓고 있다. 이들은 중국정부의 긴축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산업활동이 여전히 왕성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데 반해 주식과 채권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매력이 크게 줄고 있어 원자재 매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승 반전할 경우 투기세력들의 원자재시장 유입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투기세력 원자재시장으로 U턴=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업체 코델코의 부사장인 로버트 슈퍼는 “최근 원자재 가격급등은 실수요자의 구매에 의한 것이 아니라 투기세력들의 가세에 따른 것”이라고 단언했다. 칼리온글로벌트레이딩의 애널리스트 맥소드 아메드는 “헤지펀드들이 현재 시가로 10억달러 상당의 구리 30만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기세력들이 원자재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금융시장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경기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미국은 물론 정치적 불안에 휩싸인 유럽의 주식시장 모두 글로벌 펀드들을 유인할 만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 금리가 조심스럽게 상승 반전하고 있는 것도 펀드들의 금융시장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금리가 상승세로 추세 반전할 경우 채권시장에서 원자재시장으로의 자금 대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발(發) 수급불안도 여전=지난 15일 중국의 5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3개월래 최고치인 16.6%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자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중국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원자재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이 일거에 사라졌기 때문. 원자재시장 전문 사이트인 베이스메탈의 윌리엄 애덤스는 “중국의 5월 경기지표는 놀라움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여기다 17일 발표된 중국의 5월 고정자산 투자도 3월(26%)과 4월(26.5%)보다 높은 2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원자재 가격의 추가상승 우려를 낳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열기가 식지 않고 있어 원자재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디커플링, 금융시장 혼란 야기=최근 달러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 따른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달러가 약세 반전할 경우 추가상승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데다 원자재와 달러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금융시장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은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며 미 주식시장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 달러가치가 떨어질 경우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고 달러가치가 오를 경우에는 이와 반대로 움직였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 가격은 달러 동조화 현상에서 벗어나고 있어 금융시장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디커플링 현상을 달러 약세에 대비한 헤지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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