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송현칼럼] 그린스펀 다음 행보는…

손성원 한미은행장

[송현칼럼] 그린스펀 다음 행보는… 손성원 한미은행장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가 정점에 도달했는가.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문을 보면 새로울 것은 없다. 미국 중앙은행은 시장순응적 통화정책과 신중한 속도의 금리인상 등을 재차 강조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방기금 금리가 현재 3.25%에서 4.0%까지 계속해서 인상될 것으로 믿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포함한 FOMC 12명의 위원들은 위원회가 금융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지를 두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장기금리의 움직임과 이것에 대한 해석이다. 견실한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긴축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채권수익률이 FRB가 금리인상 행진을 시작했던 지난해 6월보다 높은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것은 비정상적인 결과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를 두고 수수께끼라는 표현을 썼다. 그린스펀 의장이 채권수익률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다면 과연 누가 이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FRB의 일부 관계자들은 낮은 채권수익률이 경기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더 빠른 속도를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개인대출의 경우 대부분 채권수익률 등 시장금리와 연계돼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는 주택가격에 반영돼 있다고 강조한다. 금리가 빠른 속도로 인상되지 않을 경우 미국 일부 지역에서 주택시장 버블은 지속될 것이고 버블이 붕괴될 경우 이것의 경제적 결과는 거의 재앙 수준일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FRB가 지금 당장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결론 내리고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관점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의 다른 사람들은 비정상적으로 낮은 채권수익률은 경기둔화와 전세계에 걸쳐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경향에 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가 올 1ㆍ4분기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며 프랑스 경제 역시 계속 힘겨워 하고 있다. 급기야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다. 심지어 미국 경기조차 성장 속도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풍부한 유동성과 약달러, 그리고 고유가 등의 많은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세계 경제를 움켜쥐고 있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고 이것들이 인플레이션 요인들을 상쇄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낮은 채권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채권수익률은 현재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걸쳐 낮게 유지되고 있다. 풍부한 저축자금에 의한 채권수요 역시 장기금리를 하락시키고 있다. 채권 수익률이 상승 반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오히려 그것은 더 하락할 수 있다. FOMC 내 이러한 상반된 입장은 그린스펀 의장을 어려운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 다시 말해 낮은 채권수익률은 금리인상의 원인으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원인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FOMC의 대부분의 위원들은 현재의 연방기금 금리가 중립적인 수준보다는 낮다는 데 동의하고 있지만 오는 8월9일 열리는 다음 FOMC의 결정은 그린스펀에게 보다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는 20일 의회 증언에서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또 앞으?발표되는 경제지표들도 그린스펀이 금리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들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고용지표가 좋게 나올 경우 금리인상은 지속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금리인상 행진은 조만간 중단될 수 있다. 이렇게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단기 금리는 더 오를 것이지만 그 인상 행진의 끝은 그렇게 멀지 않았다. FRB가 3.5%에서 금리인상 행진을 멈출 수도 있을 것이다. 모기지금리를 포함해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오히려 현재 상황에서 채권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 주식의 경우 낮은 채권수익률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채권수익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원인이 중요하다. 경제둔화와 기업순익 감소 등에 따른 장기금리 하락은 주식에 악재가 될 것이다. 반면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어 장기금리가 낮게 유지된다면 이는 주식시장에 분명 호재다. FRB의 금리인상 행진이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유가의 향방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입력시간 : 2005/07/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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