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랍속 1불,2불 모아 외환위기 넘기자”

◎국민·기업 「달러환전」 나섰다/은행창구마다 소액바꾸기 발길/시민단체도 “동참” 캠페인 전개/경남도선 도민에 적극 호소『서랍속에 남겨놓은 단돈 1달러라도 은행에 내다 팔아 외환위기 극복에 동참합시다.』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시민단체, 기업, 지자체들이 발벗고 나섰다. 은행창구마다 20∼30달러를 가져와 환전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시민들이 적극 동참하고 있다. 경실련, 과소비추방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20일 일제히 대국민 외환위기 극복캠페인에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유현석)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해외여행에서 남은 달러를 집안에 두지 말고 은행에 매각하자는 캠페인을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또 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경실련이 직접 시민들의 달러를 접수받아 은행에 환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경실련관계자는 『소액달러 은행환전운동은 외환위기해소에 큰 보탬은 안되겠지만 시민들에게 국가의 위기를 재인식시켜 불필요한 해외여행과 유학붐을 억제하고 건전소비를 유도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부인회 등 4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사무총장 박찬성)는 이날 서울시내 50여곳에서 「외화낭비를 불러오는 소비성향을 추방하자」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외환위기 극복 범국민서명운동에 나섰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원레코드의 김모사장은 전직원들에게 집안에 남아있는 달러를 모으도록 권유, 이날 8백여달러를 은행에 내다 팔았으며 친지나 거래처사람들에게도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김사장은 『해외여행을 하고 나면 기백달러는 남겨가지고 오고 그렇게 묻혀있는 달러가 수억달러는 될 것이다』며 『국가적인 외환위기를 넘기는데 일조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이 일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외화되팔기운동」에 나서고 있는 경남도는 이날 창원시 중앙동 경남은행 창원지점에서 김혁규지사와 공무원·금융관계자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외화되팔기운동 출범식을 가졌다. 우선 김지사 2천달러를 비롯, 간부공무원들이 4천달러를 모았고 직원들이 1달러까지 내놓는 호응속에 5천달러와 2만엔 등을 즉시 모아 은행에 되팔았으며 이 운동을 12월말까지 전도민들을 대상으로 확산시키기로 했다. 외환은행 세종로지점의 경우 평소에는 소액을 환전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으나 이날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난 10여건에 달했고 문의전화도 쏟아졌다. 외환창구 이윤선씨는 『해외여행에서 쓰다 남은 30달러 미만의 자투리돈을 가져온 사람이 많았으며 1달러짜리 3장을 가져온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연성주·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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