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 현금 늘어도 투자 안한다"

"현금흐름 대비 투자 비중 63%"<br>"현금증가도 수출 대기업 편중"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보유현금이 크게 늘어났으나 투자는 이에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투자행태가 내부자금 활용과 내실추구를 지향하는 '선진국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나 우리 경제의 선진국 진입과 이를 위한 투자 필요성을 감안하면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최근의 기업투자와 현금흐름간 관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천388개 상장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 99~2001년 연평균 48조원에서 2002~2004년에는 65조원으로 급증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란 기업 고유활동인 생산제품의 판매, 원재료와 상품의 구입등에 따른 현금 유출입을 의미한다. 최근 현금흐름의 급증은 수출호조, 저금리, 구조조정 등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급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조사 대상기업의 당기순이익은 2001년 6조5천억원에서 2004년 50조5천억원에 달했다. 이에 비해 기업투자의 경우 2002년 이후 늘어나고는 있으나 현금흐름 증가폭에 비해서는 훨씬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조사대상 기업의 투자는 총 47조9천억원으로 전년의 39조6천억원에 비해서는 21% 늘었으나 지난 2000년(46조7조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에 대한 투자 비율은 환란 이전인 96년 224.9%에 달하던 것이 2004년에는 63.4%에 그쳤다. 이는 독일, 캐나다 등의 75% 수준에는 못미치나 50% 안팎에 불과한 미국, 영국,프랑스 등에 비해서는 오히려 높은 것으로, 선진국과 비교할 때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상당기간 선진국 이상의 성장이 필요한만큼 활발한 기업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장기업 현금흐름의 증가는 수출비중이 큰 일부 우량기업에 편중돼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 2002~2004년에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포스코, LG필립스LCD, LG전자 등 5개 기업의 현금흐름 증가액은 모두 20조2천억원으로 상장기업 전체 증가액의 70.3%를 차지했다. 금융경제연구원의 강태수 과장은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90년대말 정보통신부분 과잉투자가 조정되고 있는데다 차세대 성장산업 부재,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영 보수화 심화 등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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