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21일] 삶·생명의 터전, 흙서 활력 찾자

흙은 생명의 터전이라고 한다. 지구의 표면을 덮고 있는 바위가 부스러져 생긴 가루인 무기물과 동식물에서 생긴 유기물이 섞여 이뤄진 물질을 흙 또는 토양이라고 한다. 모든 생명체는 여기에서 기원한다. 도시에 살거나 농촌에 살거나 푸르름은 우리에게 희망과 꿈ㆍ활력을 준다. 그리고 때로는 이 활력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정성 들여 가꾼다. 이는 도시와 농촌이 함께 하고 있다. 2010년 트렌드 키워드에 집 주변, 공터, 뒤뜰, 옥상, 아파트 베란다 등에 다양한 야채와 과일을 재배하는 도시농부(city farmer)라는 단어가 생겼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ㆍ시카고 등 미국 대도시에서는 옥상정원을 두는 빌딩에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정책을 실시하면서 도시농부가 급증했다고 한다. 아일랜드에서는 스스로 채소를 길러 먹는 도시인들의 모임도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시인들의 새로운 취미활동으로 단순히 정의하기에는 도시농부의 트렌드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국내에서도 저탄소 빌딩에 대한 관심으로 옥상정원을 두는 기업ㆍ가정이 늘면서 조그만 텃밭을 가꾸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런 도시농부의 삶은 개인적 취향을 넘어 자발적 환경운동가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땅ㆍ물ㆍ공기가 내 입으로 들어가는 먹을거리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업적 목적이 아닌 자신들이 먹기 위해 소량으로 생산하고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이 없기 때문에 신선한 제철 음식밖에 재배하지 못하므로 자연히 슬로푸드로 이어진다. 또한 도시텃밭은 삭막한 도시의 오아시스와 같은 역할을 해 자연이 주는 치유의 혜택까지 선사한다. 실제 도시텃밭을 가꾸며 우울증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사례가 자주 오르내린다. 식물ㆍ원예 활동을 통한 인간의 치료적 행위로서 사회적ㆍ교육적ㆍ심리적ㆍ신체적 적응력을 기르고 정신적 및 신체적 건강회복을 꾀해 사회참가를 도와주는 전반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은 태양ㆍ물ㆍ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영양분을 만들어내고 부산물로 산소를 내는 식물에 의존한다. 이 식물은 자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있는 흙이 있어야 살 수 있으니 그런 의미에서 흙은 생명의 터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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