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권정현의 게임이야기] 위기의 PC게임 구원투수

`GOD를 아시나요` 세살 먹은 어린애도 아는 인기그룹 GOD가 아니다. 위기의 PC게임을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투수로 평가받는 신개념 유통모델이 바로 GOD다. PC게임의 수난은 너무 빨리 발달해버린 인터넷과 궤를 같이 한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타이틀들이 출시한지 몇시간도 안돼 인터넷의 소프트웨어 불법유통 창구인 `와레즈`에 버젓이 출현해버리기 때문이다. PC게임의 무단 복제를 막기 위한 CD키(key) 등의 안전장치도 무용지물이기 십상이다. CD키 생성기부터 PC방에 인스톨된 게임의 CD키를 알아내는 방법까지 인터넷만 뒤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개발사들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PC게임의 이용자층은 여전히 두텁다.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충실한 게임성과 탄탄한 스토리 라인 등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위기가 곧 기회일까. PC게임사들은 자신들을 재기불능 상태로 몰아넣은 인터넷에서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GOD가 바로 그것. GOD(Game On Demand)는 말 그대로 일정액만 내면 게임 CD를 구입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는 주문형 게임서비스다. 최근에는 별도로 다운로드 받을 필요없이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출현했다. 넓은 의미에서는 이 역시 GOD의 범주에 들어간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저렴한 요금에다 하드디스크를 따로 잡아먹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인스톨하는 번거로움에서 완전히 해방된다는 점도 매력적. 국내업체 중 KBK와 넥슨이 이러한 스트리밍 방식을 도입, PC게임 온라인 유통사업에 새로운 획을 긋겠다며 요즘 각오가 대단하다. KBK 스트리밍 서비스 룩앤플레이(www.looknplay.com)에서는 해외 신작 타이틀의 데모버전을 포함, 300개가 넘는 게임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넥슨도 자체 기술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임파시블 크리처스`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하지만 GOD도 와레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많다. 게이머들의 양심과 애정이 선행되지 않는 한 PC 게임업계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도 헛수고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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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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