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새로운 한·러관계 초석

특히 한·러간 정상회담은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이벤트나 다름 없었다. 그동안 와병설로 공식일정을 삼가고 있는 옐친 대통령이 휴양을 취소하고 金대통령과 만났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金대통령은 양국간 정상회담에서 우리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러시아로부터 지지를 끌어냄으로써 이번 순방의 목적을 100% 달성한 것이다. 이에따라 金대통령은 4강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앞으로 북한간의 협상에서 자신있게 「햇볕정책」을 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외교분야 못지않게 경제분야의 협력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러시아는 지금 구(舊)소련이 멸망한후 시장경제에로의 전환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루블화는 땅에 떨어져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유예)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옐친 대통령의 건강악화는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정국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경제교류는 위험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다. 우리가 러시아에 빌려준 차관중 17억달러를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그러나 러시아가 한반도의 이해당사국 가운데 하나며,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진 나라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협강화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가운데서 관심을 끄는 부문은 나홋카 공단조성과 구상무역 증진이다. 한국은 앞으로 11년안에 연해주지방에 100만평 정도의 공단을 조성키로 했다. 연해주 공단조성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수10만명에 달하는 우리동포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으며 북한의 나진·선봉지역과 연계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꼭 이뤄져야 한다. 또 러시아가 앞서있는 첨단과학 분야의 기술을 구상무역 형식으로 도입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해 볼 일이다. 러시아와의 관계강화는 한반도의 안보를 위한 투자나 마찬가지다. 시장경제를 실험하고 있는 러시아에 지원을 하는 것은 장래 지향적인 동반자관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金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으로 포괄적 대북포용정책 추진을 위한 기반 조성은 모두 끝났다. 이제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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