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12일] 전력 구조개편 '경쟁과 효율'에 초점 둬야

전력산업 구조개편 작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9일 지식경제부의 의뢰를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마련한 전력산업 구조개편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공청회를 가지려 했으나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의 통합에 대한 경주시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고 만 것이다. 2001년 발전회사 분할 이후 어정쩡한 구조로 방치되고 있는 전력산업에 대한 구조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실정이다. 발전 부문은 물론 배전 부문까지 분할함으로써 전력의 공급 및 수요 양 측면에서 경쟁체제를 도입해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 등으로 그동안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12년째 미완으로 남아 있다. 바람직한 전력산업 구조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이 맞서고 있다. 하나는 단일 공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발전 부문에 이어 배전 부문까지 분할해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효율성과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주장이다. 특히 발전노조 등을 중심으로 발전회사들을 다시 통합해 과거 한국전력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펴고 있다. 발전회사 분할경영에 따른 중복과 낭비가 많고 특히 원료구입 등에 크게 불리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전력산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점체제가 아니라 분할에 의한 경쟁시스템의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번 KDI의 연구결과에서도 발전회사 분할에 따른 효율성 제고 등 실익이 적지 않았다며 배전 부문까지 분할해 경쟁구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력산업은 오래전부터 민영화 등을 통해 독점적 공기업 영역에서 벗어나 경쟁원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각기 나름대로 근거와 타당성이 없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잣대는 효율성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전력을 독점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며 '경쟁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구조개편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은 바람직한 접근으로 평가된다. 한가지 지적할 것은 경쟁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력요금체제 개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수출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별도의 방안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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