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제자리' 찾는 대기업 인턴십

'커피 인턴'에서 '채용 옥석가리기'로<br>SK그룹·STX·포스코등 실무에 투입 능력 검증<br> 정규직 채용비중 높여


대기업들의 인턴 채용 풍토가 올 들어 확 바뀌고 있다. 대기업들은 지난해 단순한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인턴제도를 우후죽순으로 도입해 '커피 인턴' '심부름 인턴' 같은 부작용을 낳았지만 올해부터는 인턴십을 실무능력 평가를 통해 정규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인턴십 과정에서 실제 업무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인턴십을 거친 인재들을 정규직으로 뽑는 비중도 높이고 있다. SK그룹은 올해부터 기존 하반기 공채를 상반기 인턴십으로 바꿨다. 올 상반기에 인턴사원 600여명을 선발, 2개월간 인턴십을 거친 후 절반 이상을 신입사원으로 최종 선발한다. 올해 예상 채용인력인 700여명의 절반가량을 인턴십으로 뽑는 것이다. 인턴사원들은 각 계열사에서 실제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과제를 수행해 능력을 평가 받게 된다. 특히 SK그룹은 벤처창업 경험이 있는 인재,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인재, 기술 연구개발(R&D) 관련 전문지식을 보유한 인재들도 선발한다. 김영태 SK㈜ 기업문화부문장은 "좋은 학점과 영어점수만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DNA를 가진 인재를 선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입사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해도 각 분야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해 인턴십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STX그룹도 올해 처음으로 인턴십을 도입하면서 총 세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인텐시브 인턴, 글로벌 인턴, 서머 인턴 등이다. 인텐시브 인턴은 6개월간 실제 업무에 투입돼 능력을 검증 받고 글로벌 인턴은 STX의 주요 해외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쌓는다. 서머 인턴은 4학년 1학기 재학생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실무경험을 쌓는 프로그램이다. STX는 인턴십 수료자들이 올 하반기 공채에 응시할 경우 서류전형, 인ㆍ적성검사, 1차 면접을 면제해주고 2차 면접으로만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전원을 인턴십 수료자 중에서 선발한다. 500명의 대졸 인턴을 선발해 전국 각 사업장에 배치한 후 6주간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쳐 250명을 정규직 신입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9세부터 29세를 대상으로 학력제한 없이 총 1,600명의 인턴사원을 채용했지만 정규직 채용에는 혜택을 주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인턴십이 별 준비 없이 도입되면서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대기업들이 인턴십에 대해 채용을 전제로 해 최종적으로 옥석을 가려내는 과정이라고 인식하면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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