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경제도 비관적' 국내외 연구기관 성장률 매번下向

1단계 금융구조조정을 9월말까지, 기업구조조정을 올연말까지 마무리 짓고 내년하반기 이후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다는 정부의 장미빛 경제전망은 얼마나 실현성이 있는 것일까. 국내외 경제예측 전문기관들은 점차 비관쪽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각 연구기관들이 내년 전망을 자신하지 못하는 것은 세계경제의 성장이 예상보다 훨씬 못미칠 것이라는데서 출발한다. 통상 2%이상의 성장을 전제로 예측을 했으나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기침체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그동안 「나홀로 호황」을 구가해온 미국마저도 후퇴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될 경우 수출확대를 통해 경기회복을 꿈꾸는 우리의 의도가 전면 빗나갈수 있다. 대부분 연구소들은 내년 세계경제가 1~1.5%정도의 저상장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와 내년 경기전망= 올해가 최악의 경기후퇴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지표상으로는 성장률이 반전되는 내년 전망이 점차 비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8월 99년 성장률을 2.2%와 1.9%내로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자료에서 이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비관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삼성은 9월중 내놓은 경제지표전망에서 세계경제의 저성장, 미국경제 침체, 주요국들의 정책협조 미흡, 엔화·위안화의 절하가능성 등과 국내 구조조정의미진 등을 감안한다면 내년 우리 경제는 여전히 마이너스 1.8%성장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LG도 당초 내년 전망을 1.9%성장으로 내놓았으나 최근에는 0.8%인 그야말로 상징적인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홍순영(洪淳英)박사는 『무엇보다 세계경제의 침체가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며 『올초 한때 금리인상까지 고려한 美 연준리가 금리인하를 하게 된 것도 결국은 미국경제, 나아가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할 것에 대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경기저점에 대한 논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통상 이제까지는 국내 금융·기업구조조정이 완결된 내년내에 경기저점 통과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지만 세계경제의 침체 등 외부요인이 요동치면 더 이상 손쓸 여력도 없는 실정이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시기에도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즉 내년중 상징적이나마 2%의 성장을 목표로 했으나 이것이 또다시 마이너스 성장이나 0%성장으로 갈 경우는 과거의 경기사이클을 대입해 본격적인 회복시기를 점치기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경기가 저점을 알수 없는 L자형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볼 경우 최근 가동률, 설비투자, 도소매 판매 등 각종 산업동향 지표들이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고 있는 것도 경기하강 속도가 느려지기 보다 오히려 「침체의 정체화」로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외국기관전망=외국 연구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최소한 내년까지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경제조사기관인 DRI는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6.7%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 증권은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7%로까지 나쁘게 보고 있다.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올 성장률을 마이너스 4.8%로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나 내년 성장률은 0.6%에 그쳐 올해와 비슷한 형국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들은 미국경제와 최근 수년동안의 호황을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것과 금융위기의 밖에 있는 유럽국가들이 정상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제조건 아래서 나온 것이기때문에 현재로는 전망으로서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 ◇정부입장=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8일 경제기자회견에서 밝힌 「내년 플러스 성장,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 수준 회복」이라는 것이 정부의 공식전망이고 정책의지다. 지난 21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원(KDI)이 내년 0% 또는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이규성(李揆成) 재경부장관에게 보고했을때도 李장관은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 내년중 2%의 플러스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이 잘 풀릴경우의 희망사항이라는 뉘앙스가 있다. 재정경제부 박길호(朴吉浩) 정책심의관은 『내외 여건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다』며 『그렇지만 정부는 구조조정 마무리와 동시에 실물부문의 붕괴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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