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정원장도 '새 외교안보 라인' 물결 휩쓸려

북 핵실험 정보력 부재 지적도 작용한듯<br>일부선 간첩사건 비화 대공사건과 연결도

27일 사의를 표명한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9일 국회 정보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외교ㆍ국방ㆍ통일부 장관에 이어 김승규 국가정보원장까지 외교안보라인의 물갈이라는 거센 흐름 속에서 자리를 떠나게 됐다. 법무부 장관에 재임하다가 지난해 7월 취임한 지 1년3개월여 만이다. 김 원장의 외견상 사퇴 배경은 외교 안보라인의 새로운 구축이라는 대세와 연결지을 수 있다. 국정원도 사의 배경을 “외교안보 진영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 부담을 드리지 않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진 사퇴로 규정짓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경질이냐, 자진 사퇴냐는 질문에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고 자진 사퇴 쪽에 무게를 실었지만 경질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국정원 내에서는 최근 김 원장의 거취를 놓고 유임 쪽에 가까운 기류가 흘렀다. 일부에서는 최근 국정원이 수사한 대공(對共) 사건과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단순히 북한 공작원 접촉사건에서 운동권 출신 386들이 연결된 간첩사건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고 민주노동당 측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 더욱이 국정원이 상당 기간의 추적과 수사를 거쳤다는 이번 사건이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 불안감이 확산되는 시점에 불거져 배경 의혹까지 불러일으킨 점은 사의 표명을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준다. 여기에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발사 때는 해외 출장 중이어서 구설수에 올랐고 북한 핵실험 때는 정보력 부재를 질타하는 지적에 직면했던 점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청와대는 국정원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다음달 초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일제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윤태영 대변인은 “가급적 같이 하려고 한다”며 “인사 시기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주로 예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송민순 안보실장이 외교부 장관에 유력해 사실상 전면 개편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전했다. 후임 국정원장에는 윤광웅 국방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에 따라 김만복 국정원 1차장과 이상업 국정원 2차장 가운데 한 사람을 내부 발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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