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기업금융 활성화하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부문이 고속 성장을 하고는 있지만 실물경제 지원기능은 미흡해 이 부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금융과 회사채시장의 활성화다. 2만3,000여 벤처기업 가운데 자본시장의 지원을 받는 회사는 코스닥 상장 299개사로 전체의 1.3%에 불과하다. 지난 2009년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따르면 53.5%가 투자유치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회사채 발행잔액은 현재 178조원으로 전체 채권시장의 13.7%수준이며 중소기업 발행이라 할 수 있는 고수익채권은 회사채 전체의 3%에도 미달한다.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지원, 특히 신성장ㆍ혁신ㆍ벤처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첫째, 중소기업이 발행하는 주식과 회사채에 대한 수요기반을 확충하는 일이다. 투자자는 고위험 기업에 대해 당연히 고수익을 기대하지만 중소기업 독자적으로는 충분한 기대수익을 제공할 수 없다. 이러한 갭을 메울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 중소기업 전용펀드나 회사채 집중펀드를 조성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 투자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분리과세 등 과감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중소기업이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애로사항을 발굴ㆍ개선해야 한다. 코스닥 기업보다 규모도 작고 업력도 짧은 기업이 현재의 자본시장 시스템이 요구하는 공시부담 등을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정부의 적격기관투자자(QIB) 제도 도입을 통한 공시부담 완화 이외에도 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을 찾아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셋째, 적격기관투자자 간의 증권거래를 지원하는 QIB 전용거래시스템의 구축이나 고수익 증권의 합리적 가격산정을 위한 부도율과 회수율 관련 정보공시 정교화 등 시장인프라 개선작업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증권, 자산운용업계 등 자본시장 종사자들의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자금이 필요한 우수기업을 발굴해 그 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림으로써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기능이야말로 자본시장 고유의 힘이다. 자본시장의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위해 자본시장 종사자들이 기업금융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아낌없이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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