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성인사' 통해 현대와 경영권 분쟁 종결<br>2남 정몽익 대표 사실상 그룹총괄 나설듯
| 정몽익 부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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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2세 경영체제' 급속 전환
'문책성인사' 통해 현대와 경영권 분쟁 종결2남 정몽익 대표 사실상 그룹총괄 나설듯
정몽익 부사장
KCC가 현대와의 경영권분쟁을 ‘문책성 인사’로 마무리짓고 ‘2세 경영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28일 KCC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 당시 사장이었던 고주석 부회장과 홍보담당으로 영입했던 이영일 고문, 재무담당 임원이었던 김문성 상무 등이 최근 모두 회사를 떠났다. 고 고문의 경우 직책은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변경됐지만 비상근이기 때문에 사실상 KCC측에서의 활동이 다한 상태이다.
이에 앞서 KCC는 지난 25일 정기주총을 열고 정 명예회장의 2남인 정몽익 부사장을 정몽진 회장, 김춘기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업계에서는 KCC가 지난해 11월 정상영 명예회장이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불구속기소되며 현대와의 경영권분쟁에서 완패한 것으로 판단,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정상영 명예회장의 오른팔, 왼팔 역할을 했던 고 사장과 김 상무 등 경영권 분쟁의 주역들이 회사를 떠남에 따라 현대와의 경영권분쟁이 종료됐음을 간접적으로 선언한 셈이 됐다.
재계에선 이와 관련, “이번 인사의 내용상 앞으로 정 명예회장은 점차 2선으로 물러나고 정몽익 대표가 그룹을 사실상 총괄 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KCC는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 매각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CC는 현대엘리베이터 153만주(21.47%)와 현대상선 307만주(2.98%)를 보유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인사는) 문책성 인사라기 보다는 자진해서 회사를 떠난 것”이라며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은 매각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시장의 충격을 고려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KCC와 현대의 경영권분쟁은 지난 2003년 8월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사망과 함께 시작됐다. 정 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매입하며 그해 11월14일 경영권 인수를 선언했고 이에 현정은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대측에서 지분 방어와 함께 주식대량보고 등에 관한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문제를 제기, 지난해 2월 증선위측이 KCC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처분 명령을 내리며 일단락됐다.
한편 이번 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로 올라선 정 부사장은 KCC의 총괄부사장 겸 관리본부장을 맡아 KCC그룹 전체의 안살림을 맡게 된다. 현재 KCC그룹내에는 정 회장과 정 부사장 외에 3남인 정몽렬 사장이 금강종합건설을 맡고 있다.
KCC는 또 정기주총에서 상호를 금강고려화학에서 KCC로 변경하고 중국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입력시간 : 2005-02-28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