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소득 '제자리' 세금·이자는 '눈덩이'

실질소득 2.3% 증가불구 비소비지출은 10배 늘어<br>상위 20%소득, 하위20%의 7.3배…빈부차 확대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 가계는 여전히 궁핍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득은 제자리인 반면 은행이자ㆍ세금 등 비소비지출의 부담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빈부격차도 더 커져 소득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더 악화됐고 고소득층ㆍ저소득층간 소득격차도 심화됐다. 우리 경제의 따뜻한 ‘아랫목’은 훈훈한 온기를 느끼는 반면 차가운 ‘윗목’은 여전히 오랜 불황의 여파를 온몸으로 느끼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2004년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2.3%(5만6,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한 흑자율도 지난 2003년 20.8%에서 지난해 20.4%로 0.4%포인트 줄었다. 반면 각종 준조세와 은행이자 등 ‘떼이는 돈’은 소득의 10배 가까이 늘었다. 직접세 등 세금지출은 13.7% 늘었고 국민연금 등으로 나가는 돈도 1년새 8.1% 증가했다. 각종 지급이자, 교육비 송금 등으로 나가는 금액은 소득 증가율의 10배에 달하는 22.9%나 올랐다. 도시근로자 가구의 경우 전체 비소비지출의 4분의1 이상(26.4%)이 세금으로 지출됐다.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만 더 얇아졌다. 쓸 돈이 넉넉하지 못해 소비지출 증가율도 둔화됐다.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5.4%에 달했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비 지출액은 1.7%에 그쳤다. 전년보다 더 쓴 돈이 2만9,000원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소득증가가 상위계층에만 몰리는 ‘쏠림현상’도 여전했다. 지난해 상위 20% 계층이 전국 가구 전체 소득에서 차지한 비중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증가한 40.7%에 달했다. 반면 하위 20% 계층은 전년보다 오히려 0.1%포인트 줄어든 5.5%에 불과했다. 소득배수도 상위 20% 소득이 하위 20% 소득보다 7.35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전년의 7.23배보다 늘어난 수치다. 한해 동안 하위계층 소득증가율은 상위계층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소득 1분위(하위계층 20%)와 2분위(20~40%)의 소득증가율은 4.7% 수준인 데 비해 3~5분위 계층은 6.2~6.4%에 달했다. 지니계수도 0.344로 0.341에 비해 0.003포인트 증가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잘 이뤄진다는 의미다.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전국 10가구 중 3가구 가량이 적자상태를 면하지 못했다. 저소득층인 하위 20% 가구는 절반 가량이 ‘벌어들인 돈’ 보다 ‘쓰는 돈’이 더 많은 적자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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