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4월 13일] <1669> MK 울트라 프로젝트


1953년 4월13일, 미 중앙정보국(CIA)에 'MK ULTRA' 프로젝트 시작 명령이 떨어졌다. 앨런 덜레스 CIA 국장이 야심작으로 추진했던 이 프로젝트의 요지는 인간 정신조종. 미국이 심문이나 회유에 약물을 처음 사용한 시기는 2차 대전부터. 종전 후 나치 독일이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체실험 자료와 기술진을 넘겨받은 미국은 비밀리에 실험을 이어나갔다. 프로젝트 이름을 '채터(1947년)ㆍ블루버드(1950)ㆍ아티초크(1951)' 등으로 수시 변경한 것도 비인간적이라는 비난과 보안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CIA의 조직을 크게 확대하려던 신임 덜레스 국장은 이 프로젝트 확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름에 MK가 들어간 것 자체에 초특급 사안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1970년대 초반까지 계속된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44개 대학과 12개 병원, 3개 교도소가 달라붙었다. 하부 프로젝트 149건을 수행하는 예산도 수천만달러가 들었다. 비밀의 베일이 조금씩 벗겨져 의회의 특별조사가 시작되자 CIA는 관련문서를 모두 파기했으나 부분적으로 드러난 진실은 1976년 포드 대통령의 특별사과를 이끌어냈다. 피해자는 얼마나 될까. 캐나다는 1984년 희생자 127명의 가족에게 각각 10만달러씩 보상금을 지급했다. 미국에서는 피해조차 비밀이다. 갑자기 13층 빌딩에서 뛰어내린 한 희생자의 유가족에게 73만달러의 보상금이 지급됐다는 정도가 밝혀졌을 뿐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은 끝났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CIA 직원들의 내부 폭로가 잇따랐다. 정신조종 기법이 민간기업에 전수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활용됐다는 보도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약물과 전파로 사람을 조종하려 들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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