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호-대우 '협력속 경쟁' 어떻게

토목·플랜트·해외사업 협력 주택부문은 경쟁구도로 갈듯

한 지붕 두 가족이 된 금호건설과 대우건설의 향후 협력ㆍ경쟁구도가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룹 측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양사의 합병계획이 없음을 공식화한데다 사명(社名) 역시 변경계획이 없다고 밝혀 당분간 두 회사가 독자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일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금호건설의 사업영역 확대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택이나 토목ㆍ플랜트ㆍ해외사업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대우가 경쟁우위에 있는 만큼 금호로서는 대우와의 협력을 통해 취약 부문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호는 대우의 3분의1 수준의 매출규모에도 불구하고 환경 분야나 민간자본유치사업(BTL) 등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대우 인수에 따른 조직축소를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금호건설의 한 관계자는 “매출규모 면에서는 대우에 못 미치지만 금호건설 역시 특정 사업 부문에서는 메이저 업체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존재가치’ 자체를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인지도를 앞세운 해외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호건설은 사실상 지난 84년을 마지막으로 해외사업에서 철수한 상태. 현재 추진 중인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사업을 제외하면 10년이 넘도록 해외실적이 전무하다. 금호로서는 향후 대우와의 컨소시엄 구성이나 하도급 형태를 통해 해외시장에 재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협력 못지않게 자연스럽게 양사간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 금호나 대우 직원 모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양측의 주력사업인 주택 부문은 경쟁구도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연간 공급물량이 4,000가구 안팎인 금호가 1만8,000여가구로 국내 업체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우와 직접 비교하기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대우 쪽에 무게가 기우는 상황이다. 대우가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등 요지의 사업 비중이 높은 반면 금호는 인천 등 이른바 비인기지역 물량이 많은 편이어서 인지도에서도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합병이 아니더라도 양사간 적극적인 인력교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훈 금호건설 부회장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 부회장은 이번 대우건설 인수작업의 일등공신 중 한명으로 꼽히는데다 개인적으로 박삼구 회장의 중학교(광주 서중) 동기동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양사를 아우르는 그룹 건설 부문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게 내외부의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업계는 ‘점령군’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신 부회장이 직접 대우건설 대표이사 등으로 취임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호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인수가 최종 확정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문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이르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방식이 됐든 신 부회장의 역할 확대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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