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경영노하우 대학 접목 '두산의 실험' 성과는

'대학 물' 빼고 '기업 물' 입히고…수험생 선호도 쑥쑥



"이름만 빼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다 바꾸겠다." 지난 2008년 6월10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중앙대학교 재단 이사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산업자본의 상아탑 침탈'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에 접목하는 두산의 실험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2년이 지났다. 중앙대는 그동안 이른바 '대학 물'을 빼고 '기업 물'을 입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1,4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시설확장 및 장학금 확충)'에 나섰다.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했고 지상 15층 규모의 기숙사를 건립했다. 현재는 R&D센터와 중앙대병원 별관을 짓고 있다. 또 CAU리더 등 총 5개의 장학제도를 신설 및 확대해 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질 좋은 '상품(졸업생)'을 생산하기 위해 '공정(커리큘럼)'도 개선했다. 기본 사고능력 배양을 위한 '논리와 사고', 재무제표 등을 분석하는 '회계와 사회'를 신설했다. 또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진로탐색과 자기계발' 강좌를 개설했고 중앙대 영어프로그램을 개발해 원어민 교수가 소규모 인원을 가르치도록 했다. '고객(기업)'이 '상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높은 '품질기준(학점 상대평가)'을 도입했다. 지난해 1학기부터 일부 과목만 제외하고 모든 교과목을 대상으로 상대평가를 실시하도록 한 것. 또 학사경고(F) 기준도 종전 평점 1.5미만에서 1.75로 높였고 전학년 평균평점 기준을 신설해 평균 2.0 이상을 얻어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학점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재수강시 취득할 수 있는 학점을 최고 A로 한정했다. '직원(교수)'들의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연봉제를 도입했으며 비대한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학문 단위 재편성)'도 단행했다. 교수들에 대한 평가를 연공서열 중심에서 업적과 역량을 평가해 급여에 반영하는 차등형 연봉제로 전환한 것. 이에 따라 교수들은 S, A, B, C로 세분돼 차등인상을 받았다. 학문단위도 기존 18개 단과대학 77개 학과(부)를 10개 단과대학 46개 학과(부)로 재편했다. 미래 사회에서는 학문 간 칸막이가 무의미해지고 오히려 융합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별사업(단과대)' 분야의 경쟁력 강화와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사장(책임부총장제)'도 내년부터 도입한다. 전체 학문단위를 5개 계열로 나눠 책임부총장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책임부총장은 계열의 예산ㆍ인사ㆍ교육ㆍ연구기능의 전권을 행사하고 총장은 발전기금 모금, 국제교류, 산학협력단 운영에만 주력하게 된다. 혁신의 결과는 잠재적 소비자(수험생)들의 선호도로 나타났다. 올해 수시모집 때 1,835명 모집에 8만4,017명이 지원해 지난해(34.38대1)보다 높은 45.7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수시 1차 모집 전체 지원자 수가 65만여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 응시생의 12%가량이 중앙대를 선택한 것이다. 중앙대의 한 관계자는 "기업경영에 적용되던 개념들이 대학운영에 접목되면서 초기에는 반발도 컸지만 현재는 교수ㆍ학생ㆍ학부모ㆍ기업 등 모든 관계자들이 만족하고 있다"며 "총체적인 성과를 평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계량화가 가능한 평가인 응시율 측면에서는 상당한 '두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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