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7월 20일] 개인선택 존중과 노사관계

노동운동의 오랜 과제였던 복수노조활동이 내년 7월부터 가능해지면 노동운동의 다양성과 개인의 선택권은 훨씬 개선된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짐작된다. 복수노조활동의 보장에 앞서 올해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근로시간면제한도(타임오프)는 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볼 수도 있다. 노동조합이 전임자에 대한 아무런 비용부담 없이 보다 많은 전임자 수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사용자와의 교섭에 나선다면 내년 하반기 이후의 노사관계는 매우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 회사에 여러 개의 노동조합이 활동하면서 전임자들을 각각 최대한 확보하려고 하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전임자 수와 급여부담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이익만 취하려는 노력들이 나타난다면 자칫 노사 간의 협상상식을 크게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 제도 시행자인 정부는 새 기준 도입에 따른 노사 당사자의 부담을 최소화할 책임이 있다. 제도시행 초기부터 정치권에서 산업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자동차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의 노사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주무부처가 노사 당사자에 맡겨두자는 식의 태도는 정부 역할에 대한 오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신속하고 엄정한 의지 표명과 명확한 지침이 요청된다. 전임자들의 역할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경쟁 없는 독과점 상황에서 사용자와의 관계에 치중해왔던 활동비중이 조합원들과의 관계형성에 더욱 열중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해온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과거의 일사불란한 직장질서를 개개인들의 선택이 존중받는 질서로 변화시켜오는 과정에서도 노동조합의 역할이 있었다. 이제는 노동조합과 조합원 관계도 이러한 흐름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고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과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이미 집단적 관리 수준에서 개별적 관리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다. 빠르게 전문화되고 분화되는 회사의 업무환경에서는 개별 구성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의 자율과 창의가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회사든 노동조합이든 구성원의 선택과 자율 및 창의를 제약하는 제도ㆍ활동은 가급적 빠르게 개선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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