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홍콩 보다 상하이로 가자" 中 본토펀드에 돈 몰린다

"상하이 증시는 지금 바닥권…중장기 투자 타이밍"<br>中 본토펀드에 돈 몰린다<br>투자자 "쌀 때 사놓자" 인식 확산… 홍콩 H주 펀드서 돈빼 대거 이동<br>中 내수강화 정책 수혜 기대도 한몫… "적립식으로 꾸준한 저가매수 유효"





『중국펀드에 대한 투자 흐름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17조원이 투자된 홍콩 H주를 중심으로 한 펀드가 지는 대신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진짜' 중국 펀드들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토펀드 설정액이 아직 1조3,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이제 빠질 만큼 빠져 바닥을 다진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최근 중국정부의 정책 흐름이 내수와 서비스 강화 등으로 전환되고 있어 상하이에 상장된 A주들에 대한 수혜 기대가 무르익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대다수 해외펀드들이 자금 유출로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중국 본토에 직접 투자하는 펀드들 만큼은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어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하지만 중국본토펀드에 자금은 넣으려는 적지 않은 투자자들은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보여준 상하이 증시의 '불' 같은 급등세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국 증시가 '저평가' 이야기가 나올 만큼 이전에 비해 많이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쉽게도 단기간에 큰 폭의 오름세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도 귀담아 둬야 할듯싶다.

따라서 단기간에 큰 수익률을 내기보다는 향후 2~3년을 겨냥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한 저가매수에 나설 전략을 세웠다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석이 날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불어 중국 본토펀드의 경우 일반 펀드와 비교했을 때 환매가 자유롭지 못한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150여개 종목에 주로 투자되는 홍콩 증시와 달리 2,000여개의 상장사가 몰려 있는 만큼 펀드상품과 운용사를 고르는데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본토펀드를 출시하고 있는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요즘 투자자들의 반응에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중국 본토펀드에 최근 들어 하루에 20억~30억원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해외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연초에 비해 20% 가량 하락하면서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쌀 때 사놓자"중국본토로 자금 유입=중국본토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멈추지 않고 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지역별 펀드자금 유출입을 보면 지난달에만 중국본토로 551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올 들어 모두 3,5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해외주식형펀드가 전체적으로 연일 환매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딴 세상'이다. 현재 일반적인 중국펀드의 대부분이 홍콩증시의 H주에 투자되고 있는 상품인데 이 자금은 연초보다 2조6,000억원이 빠져나가 현재 17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중국의 상하이 증시에 상장돼 있는 A주에 투자하는 본토펀드는 1조3,300억원대로 늘어나면서 갈수록 몸집을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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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볼 때 올 들어 자금이 유입된 러시아와 북미를 포함해서도 중국본토 펀드의 자금 증가율은 단연 1위다. 특히 중국본토펀드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환매 등이 까다롭고 현재 수익률이 저조한 점등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고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중국본토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 10%대로 지역별로 볼 때 가장 높다. 신흥아시아지역이나 친디아, 인도펀드 등이 10%대를 웃도는 수익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실제로 상하이 증시는 올해초 3,200포인트에서 최근에는 2,000중반으로 20% 넘게 하락하면서 본토펀드의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쌀 때 사두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과적으로 홍콩의 H주 펀드에서 빼 본토의 A주 펀드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본토펀드는 PCA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삼성자산운용 등 8곳에서 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이르면 이 달 중 동양자산운용이 중국 금융당국과 협의를 마치고 새로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장문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품컨설팅부 차장은 "그동안 중국펀드하면 주로 홍콩증시에 상장된 H주 중심으로 투자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본토에 상장된 A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상하이 증시에 대한 저가매수 메리트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 바닥론 '솔솔'=중국본토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까닭은 중국증시가 이제 어느 정도 바닥권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기대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007년 6,000선까지 돌파했다가 1년만에 1,800포인트까지 급락했다. 지난해에는 3,400선까지 회복했으나 올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현재 2,600선에 머물고 있다. 상하이 증시의 연초 대비 등락률을 보더라도 재정위기가 심각한 유럽국가들의 지수하락만큼 확대된 상황이다. 이는 올 들어 중국증시가 긴축 리스크에 줄곧 시달렸고 농업은행 등 대규모의 기업공개(IPO)와 보호예수 물량 출회 등으로 물량 부담에 휘둘려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상하이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한때 60배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20배 수준으로 하락했고, 홍콩증시 대비 프리미엄도 거의 해소되는 등 저평가 메리트가 커졌다는 분석이 많다. 더구나 중국 정부가 그동안 투자와 수출 중심의 성장에서 앞으로는 내수 및 서비스 확대와 서부대개발 등 인프라 확대 정책을 펼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주로 금융과 에너지주로 집약된 홍콩의 H주 보다는 중국정부의 향후 정책추진의 수혜가 예상되는 중국 A주에 대한 기대가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증시는 여러 밸류에이션 지표를 볼 때 더 이상 비싸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다"며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를 보면 사실상 바닥에 근접했거나 이미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기보다 장기 상승세에 투자해야=중국증시가 기본적으로 바닥권을 지났다고 하더라도 예전처럼 단기간에 가파른 상승세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2006년과 2007년의 경우 중국증시의 급등세가 사실상 과열이었고 이후 열기를 식히는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지속적인 상승보다는 일정 수준의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중국본토 펀드가 싸다고 해서 거치식처럼 단박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적립식을 통한 꾸준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2,000여개에 달하는 중국 A주들의 기업실적이 앞으로도 수 년간 매년 10~1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여 결국 주가가 이들 기업들의 실적을 수렴하면서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올 상반기의 경우 중국 증시가 경기회복세와 실적 개선의 메리트보다는'긴축 우려'라는 그늘에 묻혀 있었던 만큼 이 리스크가 걷힐 경우 상당히 강한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긴축 우려가 완화되고는 있지만 아직 하반기 등 단기성과를 노리고 적극적으로 중국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대비 주가수준)이 어느 때보다 싸진 만큼 중장기적인 성과를 겨냥하는 투자자라면 충분히 저가매수를 노려볼만한 시점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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