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위기의 자본주의… 대안은 '지속적 기업'

■새로운 자본주의가 온다(스트어트 L. 하트 지음, 럭스미디어 펴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인류는 자본주의의 위기를 근원적으로 파고 들며 그 대안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찾기 시작했다. 단기적인 부의 창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며 경제를 비롯해 환경ㆍ빈곤 등 인류가 직면한 각종 문제를 아우를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스튜어트 L. 하트 미국 코넬대 존슨경영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자본주의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며 "환경, 빈곤 문제, 테러리즘, 금융 불안정에 이르기까지 당면한 도전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20세기 초반에 겪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재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작금의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지속적 기업'(sustainable enterprise)을 제시한다. 지속적 기업이란 이윤추구와 함께 전 세계 빈곤층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장래 후손들을 위해 지구의 생태계 보전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을 말한다. 저자는 기업이 사회적 의무를 충족시키면서 경제적 성공도 거둔 각국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든 그라민뱅크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방글라데시의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민간은행으로, 최빈곤층에 우선적으로 융자를 제공하면서 은행권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뒤집었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그라민뱅크는 연간 8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800만 명에 달하는 빈곤층에게 빌려줬는데 대출상환비율이 무려 98%에 달한다. 책에서는 빈곤층을 공략해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보여주면서 사회적 기여와 동시에 기업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으며 더 나아가 유의미한 기업 활동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주무르는 다국적 기업들도 그라민뱅크처럼 사회적 의무를 다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지속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서 "다국적 기업이 기존의 '착취자'로서가 아닌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는 지속성 있는 기업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2만 5,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