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과학기술 혁신으로 미래像 이다


얼마 전 과학기술 미래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악셀 올레센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장은 미래사회를 경제적 무정부 상태, 즉 '아나코노미(Anarconomy)'로 정의하고 네트워크를 통한 창조적 아이디어와 지식의 생성 및 공유가 훨씬 활성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레센 소장을 비롯한 참석자 대부분은 지식기반시대가 심화될수록 독창적 지식을 토대로 신산업 분야를 창출하고 새로운 성장을 모색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동시에 빠른 속도로 전세계를 잇는 네트워크의 집단 지성이 과학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한편 환경ㆍ에너지 등 인류공통의 과제에 대한 과학기술적 해법이 필수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와 영국ㆍ일본이 최근 수립한 '과학기술 미래비전'이 발표돼 많은 눈길을 끌었다. 지식 생성·공유 더욱 활성화 과학기술 미래비전은 미래 과학기술 트랜드를 앞서 분석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장기적인 비전을 마련하고 세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구축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9년 이후 10년 만에 30년 후 미래를 전망하는 방향으로 기획됐으며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미래비전 외에 현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통해 과학기술예측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1994년부터 3회의 과학기술예측조사를 실시했으며 현재 1ㆍ2회 예측조사의 기술과제 실현여부를 평가해 예측 프로세스 및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내년도 발표예정인 제4회 과학기술예측조사는 향후 25년의 전망을 토대로 핵심이슈를 발굴하고 사회ㆍ경제적 수요에 기반을 둔 실천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제도적 정비 또한 진행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7월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과학기술예측조사의 실시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수행기간도 기존 2년에서 1년 6개월로 단축했다. 이는 기술진보의 속도가 날로 빨라지는 트랜드를 감안해 과학기술 및 사회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예측결과의 시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다양한 노력을 통해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오는 2040년 지속가능한 한국사회의 모습을 구현해가고자 한다. 과학기술 미래비전 보고서에 제시한 바와 같이 '삶의 가치를 높이며 꿈을 실현하는 사회'를 이루고 '세계 5위의 글로벌 과학기술 선도국을 실현'하기 위한 과학기술적 솔루션을 모색해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국민 지지 받는 비전 제시를 혹자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이러한 미래예측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클수록 미래는 그만큼 도전가치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기존의 경제질서가 무의미해지는 아나코노미 사회가 도래할 때 우리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과학기술 미래비전은 과학기술적 논거에 기반을 둔 긍정적인 국가 미래상 실현을 위한 첫 걸음에 불과하다. 이제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하나하나 마련하고 이를 대중과 공유해나가는 것이 필요한 단계이다. 과학기술 미래비전이 정부의 계획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상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적 이해와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 혁신으로 앞당기는 풍요롭고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사회 각 분야의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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