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PTA, 모토로라 단말기와 격돌 예고

■ 삼성전자 PTA 세계 첫 개발<br>"다중영상 통화까지 가능해 기술적 우위"<br>'음성만 가능' 모토로라폰 급속대체 전망도

삼성전자 직원들이 24일 성남연구소에서 PTA폰을 가지고 시범통화를 해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 사람이 여러 사람과 동시에 영상통화를 나눌 수 있는 ‘PTA(Push-to-All)’ 기술을 개발함에 따라 미국 모토로라가 전세계적으로 독점하고 있는 PTT(Push-to-Talk) 단말기 시장에서 일대 격전을 벌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PTA는 오로지 음성통화만 가능한 PTT 뿐 아니라 영상통화, 데이터통신 등을 모두 아우르는 한층 진화된 기술이기 때문에 PTT 시장을 빠른 속도로 대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다 1,000명까지 영상회의= 24일 세계최초의 PTA 기술시연이 이뤄진 수원의 삼성전자 정보통신연구소 2층. 김희덕 삼성전자 무선개발실 상무가 “지금부터 영상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고 알리자 5명의 팀원이 각각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팀원들이 각자의 아이디(ID)로 PTA에 접속하자 김 상무의 얼굴이 다른 5대의 휴대폰화면에 동시에 떠올랐다. 김 상무는 휴대폰의 PTA 버튼을 누른 채 “발언권이 제게 있습니다. 각 팀원은 회의참석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고 말한 뒤 버튼에서 손을 뗐다. 첫번째 팀원이 버튼을 눌러 “팀원 1 회의 참석했습니다”고 말하자 이번에는 김 상무를 비롯한 나머지 팀원 4명의 휴대폰에 ‘팀원 1’의 얼굴과 함께 음성이 흘러나왔다. 무전기처럼 버튼을 누른 사람에게 발언권이 주어지고 회의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은 발언권자의 얼굴과 음성을 경청하는 ‘다자간 휴대폰 영상회의’가 세계 최초로 시연되는 장면이었다. 김 상무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최대 1,000여명까지 동시에 영상전화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TA 토털 솔루션 개발= 삼성전자는 PTA 기술구현에 필요한 휴대폰 뿐 아니라 기지국, 핵심 망, 서버 등 ‘토털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쓰이는 북미식 이동통신인 CDMA 1x EV-DO과 유럽식(GSM) 계열인 WCDMA,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 등 현존하는 통신방식과 앞으로 계속 진화를 거듭할 네트워크에도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토털 솔루션을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공급해 단숨에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8,50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세계 PTT폰 시장은 ‘아이덴(iDEN)’으로 불리는 모토로라의 단말기가 절대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국 넥스텔은 이동통신 기반의 PTT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며 현지 5위의 이동통신사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먼저 상용화 전망= 삼성전자의 PTA 기술은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상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CDMA 기반의 PTT 서비스 도입을 추진했지만 KT파워텔 등 주파수공용통신(TRS) 사업자들의 강한 반발로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사실상 PTT 서비스를 아우르는 PTA 서비스가 이동통신사들에 의해 추진될 경우 TRS 사업자와의 격렬한 영역다툼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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