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發 원자재난' 올해도 재연되나

성장률 8%로 낮아져 연착륙 가능성 높지만<BR>위앤貨 절상·통상압력 상존, 투기부추길수도<BR>연초부터 철광석값등 급등…조짐 심상찮아


중국발 원자재난이 올해도 재연될까. 국제 원자재의 기준가격이 정해지는 시즌을 앞두고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정부와 업계의 사전대비책이 요구되고 있다. 매년 2~3월은 철강, 석탄, 비철금속, 금 등 주요 국제원자재의 기준가격이 정해지는 프라이싱 시즌. 자원수출국과 소비국, 자원공급업체와 수요처는 밀고 당기기는 치열한 물밑 가격전쟁에 들어갔다. 한 해 장사를 가름하는 승부처인 셈이다. 가장 큰 변수는 중국. 지난해 초와 같이 블랙홀처럼 원자재를 빨아들이며 원자재난을 다시 불러올지 그렇지 않으면 경제 연착륙이 가시화하며 조용히 한 해를 보낼 지에 전세계 원자재 수출ㆍ입 국가와 업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발 원자재난은 거시측면에서 일단 지난해보다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중국 및 세계 경제싱크들은 올 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8% 안팎에 머물며 연착륙 기조를 보일 것으로 줄줄이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긴축정책과 10월의 금리인상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면서 두 자릿수에 육박하던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위앤화절상 가능성도 중국발 원자재난 재발 확률을 낮추는 데 한 몫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미국 부시대통령의 재선으로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 및 위앤화 절상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투기세력이 원자재난을 부추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발 원자재난은 언재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8% 경제성장률이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닌 데다 개별 원자재 수요의 증가세와 중국 집중도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철강 및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 해 중국의 철강 수요량은 3억3,000만톤. 세계 총생산량의 30%가 중국에서 소비될 전망이다. 원유수요 역시 급속한 자동차 보유대수의 증가로 3억톤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과 원유 뿐 아니라 다른 주요 원자재도 싹쓸어가는 형국이다. 석탄 16억톤, 시멘트 10억톤, 고무 450만톤, 유색금속 1,100만톤이라는 수요를 갖고 있는 중국은 말 그대로 거대한 블랙홀이다. 이토 고키치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상무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속 성장세가 아시아 원유수요 증가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의 자동차보유 대수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다칭유전 등 중국 내 대형유전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어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가 지속되며 국제유가에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일부 가격협상이 끝났거나 진행중인 품목의 결과가 ‘충격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올 4월부터 호주에서 들여오는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톤당 57.5달러에서 125달러로 120% 가까이 급증, 원가 인상요인을 안게 됐다. 철광석 가격도 대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현재 호주산 철광석 가격을 지난해 보다 20% 정도 인상한 수준에서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모건스탠리 등은 결국 호주가 요구하는 30% 인상이 관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달러화 약세 기조가 원자재수급의 시장논리를 왜곡시켜, 장기간 공급부족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브라질, 캐나다, 호주 등 주요 광물생산국은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 생산 늘리기 경쟁에 나서 이제까지는 가격이 안정세를 이뤄왔지만 원자재 기준거래 화폐인 달러화가 약세를 보여 이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수석연구원은 “올 해 달러가치가 15% 가량 속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순한 수입업협회장은 “장기적인 달러 약세 전망에 따른 투기수요 등으로 국제원자재 가격이 예년 보다 일찍 오름세로 반전할 수 있다”며 “정부가 국제 원자재 가격 동향에 대한 정보수집, 자료분석, 전문인력 확보 등 종합적 예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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