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햇볕정책 실패' 결론… 對北경협정책 강경기조로 갈듯

[北 11·23 연평도 도발] 李대통령 대국민 담화<br>햇볕정책 실패 인식… "추가 도발땐 반드시 응징"<br>국민 단합·군대다운 군대위한 국방개혁 강조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을 통해 "굴욕적인 평화는 더 큰 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힌 것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의 타협이나 양보, 그리고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단호한 응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힘으로써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이 굴욕적 평화로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자초한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여기에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면서 대북 유화정책을 주장한 민주당 등 반대 정파의 잘못을 지적하고 정부와 군을 중심으로 국민이 단합해서 안보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자성의 뜻을 밝혔고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면서 국방개혁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단호한 대응' 거듭 강조=이번 담화에서 이 대통령이 밝힌 대북 메시지의 핵심은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는 경고였다. 이 대통령은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며 북한 지도부에 대해 추가 도발시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번 북한 도발의 성격을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우선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영토를 직접 포격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전시에도 금지하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감행되고 어린 학생들이 다칠 뻔했다는 사실도 부각시켰다. 또 1ㆍ21 청와대 습격, 아웅산 폭탄 테러, 대한항공 민항기 폭파 등 과거 북한이 자행한 반인륜적 테러 행위도 거론했다. 그 결과로 이 대통령은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과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분명히 알게 됐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앞으로 북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위한 강도 높은 국방개혁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을 군대다운 군대로 만들겠다. 서해 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라며 "우리 군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국방개혁은 계획대로 더욱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통해 땅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고양하고 군 기강을 확립하는 한편 국방개혁을 더욱 가속화해 '강군'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담화문에서는 6자회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부정적 시각도 드러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여년간 우리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고 인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 개발과 천안함 폭침에 이은 연평도 포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북핵 6자회담이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한 6자회담은 북한에 시간을 벌어주고 명분만 축적하는 역할만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전날 중국 외교부가 자칭 '중대발표'를 통해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회동을 통해 연평도 사태를 해결하자고 했던 제의를 일축하는 메시지로도 받아들여진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정부는 북한에 인도적ㆍ경제적 지원을 하고 핵 폐기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그럼에도 북한은 우리를 기망해서 결국은 숨어서 핵을 개발하고 노골적으로 고농축 우라늄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놓고 공개하는 지경까지 갔다"면서 "(이 대통령의 북핵 관련 언급은) 20년 동안 해왔지만 결과는 그렇게 나타나지 않았냐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 단합 강조=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의 부제를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입니다'로 달았다. 이는 현 상황에서 국민적 단합만이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하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인 '햇볕정책(대북포용정책)'이 실패했다는 인식을 확연히 드러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5월24일 발표한 '천안함 담화'에서도 햇볕정책을 사실상 부정하면서 '패러다임 시프트(인식의 전환)'를 천명했지만 이번에는 '햇볕정책=실패한 정책'으로 완전히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반대 정파의 대북정책 오류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을 '하나된 국민'에 대한 기대로 마무리 지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용기와 저력을 믿는다"며 "천안함 폭침을 놓고 국론이 분열됐던 것과는 달리 이번처럼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천안함 피격 이후 우리 국민이 이른바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인 것이 북한에 추가 도발의 빌미를 줬다는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정부와 군을 믿고 힘을 모아 달라.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천안함 공격에 이어 불과 반년 만에 우리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감행한 안보위기를 맞아 우리 국민이 엄중한 현실 인식을 갖고 이념ㆍ지역ㆍ계층 간 차이를 넘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연평 도발로 인한 희생자에 대한 위로를 밝히며 자성의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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