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금리 추세 "국내도 예외 아니다"

시장금리 '들썩'…한은, 하반기 한두차례 더 올릴듯


세계적인 ‘고금리 선회’ 현상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은행과 민간 연구소들은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고해왔다. 한은은 균형 또는 중립 수준의 금리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올해만 벌써 두 번의 콜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동안 정책금리를 무시하는 듯했던 시장금리도 서서히 오름세다. 지난 8일 콜금리 목표의 0.25%포인트 인상을 계기로 우리ㆍ하나ㆍ국민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7월 이후에도 또 한번 금리인상이 있을 것임을 예고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며칠새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한꺼번에 오르고 있다. CD금리는 은행권의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고 있어 이로 인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필요성 차원에서만 본다면 국내의 금리인상 기조는 다소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우선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최우선 고려사항인 물가가 심상치 않다. 수요측면의 상승압박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가격 앙등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산품은 5월의 경우 무려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광민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국내 대기업들도 물량공급으로 감내했던 원자재 비용 인상분을 서서히 제품가격 상승으로 전이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급증해온 주택담보대출 규모와 부동산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 또한 금리인상의 불가피성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인이다. 과잉유동성을 줄이고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현 금리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국제콘퍼런스 등을 통해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운영해서는 경제안정의 위협요인을 놓칠 수 있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 ‘매파’로 분류돼온 이 총재의 그간 발언수위를 감안한다면 올 하반기 적어도 한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견돼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여파와 서민부담이다. 민간 연구소들이 3%대 후반으로까지 내다본 하반기 경기침체와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가 정책당국의 고민거리다. 한동안 잠잠했던 다중ㆍ악성 채무자들의 비명소리가 높아지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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