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본격 이탈? 비중 축소?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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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팔자"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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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심상치 않은 수준까지 확대되자 증권가에서 그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에 따른 본격 이탈로 볼 것인지,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진 전기전자주를 줄이는 비중 조절 정도로 볼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5일간 '팔자'를 지속하며 1조2천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 종목은 전기전자주에 쏠려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주를 7일 연속내던지며 9천7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하이닉스, LG필립스LCD,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등의 순으로 매도세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국인의 매도가 본격적인 자금 이탈로 보기 어렵고 일시적인 포트폴리오 조절이나 차익실현으로 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시장 전반에서 전기전자주의 1.4분기 실적 우려가 제기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가 IT주에 집중된 점을 감안할때 외국인의 매도는 전기전자주의 비중을 축소하는 포트폴리오 조절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은 전기전자주를 집중 매도한 반면 운수장비, 음식료 철강.금속 등을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또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가 커진만큼 단기 모멘텀에 집중하는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일부 주식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들어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능성이높아지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일부 이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외국인 매도는 본격 이탈로 보기 어렵고 8일을 정점으로 서서히 약화될 것"이라며 "통화정책 변화, 기업 실적 등 불확실 요인이 사라져 점진적으로 매도세는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도 "일본은행(BOJ)이 양적 금융완화 정책을 종결키로 한 것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차원에선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자금 상황은 긍정적인 편이다. 올 들어 한국관련 펀드로 239억7천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자금은 여전히 유입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올초에는 대다수 자금이 인도와 중국 등으로 자금이 몰리는 바람에 국내증시 유동성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6/03/09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