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초당과금제, 서민층에 효과 컸다

1인당 月 1000원 절감… SKT 전체 가입자 年1950억 요금 감면<br>시행 한달간 분석결과

자영업자인 김모씨는 배달 나가는 일이 많다. 한 번 배달에 나설 때 마다 여러 집을 들러야 하기 때문에 주문자들이 집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휴대폰 통화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들 통화의 경우 건수는 많지만 사용시간은 10초 내외로 짧은 게 특징이다. 김씨가 지난 2월까지 낸 월평균 이동전화 요금은 15만원 안팎. 하지만 3월부터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 초당과금제 시행으로 얼마나 혜택을 볼 지 궁금해 SK텔레콤에 문의해 본 결과, 김씨의 3월 휴대폰 요금이 전달에 비해 12%가 줄었다. 월간 요금 부담이 1만8,000원 감소한 것이다. 지난달 1일부터 SK텔레콤이 실시하고 있는 초당과금제의 효과를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당 과금제란 이동통신 통화요금을 1초 단위로 1.8원씩 부과하는 것으로, 기존에는 10초 단위로 18원이 과금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초당과금제가 도입된 지난 3월 SK텔레콤의 전체 가입자(2,450만명)의 월평균 통화량(MOU)은 10초 과금시 보다 9분(4.4%)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 기본료 1만2,000원이 적용되는 표준 요금제로 이를 환산하면 가입자 1인당 약 1,000원을 덜 내게 되는 셈이다. 10초 단위로 요금을 산정하면 206.2분에 해당하는 통화료가 발생하지만 1초 단위로 과금했을 때 197.1분의 통화료가 부과돼, 9.1분에 해당하는 요금이 감면됐다. 1인당 월 983원, 연 1만1,796원을 아낄 수 있다. SK텔레콤 가입자 전체로 계산하면 연간 1,950억원의 통신요금 인하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KT와 통합LG텔레콤 등도 초당과금제를 실시하면 최대 약 3,860억원 이상이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간다. 특히 초당과금제는 통화건수는 많지만 통화시간은 길지 않은 택배, 영업직, 영세 자영업자 등 생계형 사용자를 비롯한 서민층에 더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생계형 사용자는 통화시간이 월 100분 미만이나 통화건수는 150건 이상인 가입자로 235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7.7%의 요금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0초 대비 1초 과금은 똑같은 시간을 통화하더라도 1인당 월평균 통화량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초당과금제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미도입업체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할 예정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잇따라 초당과금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8일 '초당과금 도입 한달'이라는 자료를 통해 "아직 국민의 절반은 초당과금제를 통한 통신요금인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이통사의 초당과금제 전면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진보신당도 이날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초당과금제 시행을 미루고 있는 이통사들에 대한 당국의 적극적인 조치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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