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티라노 공룡도 어른 되기 힘들었다

육식 공룡 중에서도 가장 크고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루스과(科)의 공룡들은 무적의 야수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의 사망률은 매우 높아 완전한 성체로 자라는 경우는 전체의 2% 밖에 되지 않았다는 연구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의 그레고리 에릭슨 박사 등 연구진은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견된 다양한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 앨버토사우루스 사코파거스(Albertosaurus sarcophagus) 22마리의 화석화된 뼈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지난 1910년 발견된 이들 화석은 몸길이 2~9m에 나이는 2~28세 사이로 이들 공룡이 무리를 지어 다녔음을 보여주며 생후 2년 사이 유년기 사망률이 매우 높아 물소나 코끼리, 물개와 같은 대형 포유동물과 매우 비슷한 생존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연구진은 유년기 티라노 공룡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잡아먹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면역체계가 완성되기 전에 병에 걸린 것도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단 두 살만 되면 공룡들은 몸집이 커져 포식자를 피하고 병에도 잘 안걸리게 돼 살아서 두 살을 넘긴 앨버버토사우루스의 70%는 13세까지 살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공룡들이 13~16세가 되면 사망률이 23%나 되는데 신체적으로나 성적으로 절정기에 달한 나이의 공룡들이 어째서 이렇게 쉽게 죽을 수 있었는 지에 대해 학자들은 스트레스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오늘날의 일부 동물들처럼 10대의 티라노들 역시 짝짓기로 인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힘들었으리라는 것이다. 에릭슨 박사는 "젊은 티라노들은 이 무렵 일생의 위기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현존하는 일부 동물들 사이에서도 짝짓기나 서식처를 놓고 개체들 간에 같은 유형의싸움이 벌어진다. 또한 암컷들은 많은 알을 낳기 위해 자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 우리는 일부 공룡 종들이 알품기를 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발견했는데 새들은 알품기 과정에서 굶어 죽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T.렉스와 고르고사우루스, 다스필레토사우루스 등 다른 티라노 공룡들에게서도 비슷한 위기 패턴이 나타났다면서 티라노 가운데 몸집이 최대 크기까지 자란 비율은 2%에 불과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몸이 최대의 크기로 자란 공룡 화석이 드문 까닭이기도 하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에릭슨 박사는 이런 연구가 티라노 외의 공룡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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