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메드베데프, 푸틴의 조수" "김정일, 무기력한 늙은이"

푸틴과 메드베데프는 ‘배트맨과 로빈’, 사르코지는 ‘권위주의적’

푸틴 러시아 총리가 배트맨이라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로빈(조수)’‘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자만심 가득한 비효율적 인물’ 미국의 현지 외교관들 눈에 비친 각국 지도자들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이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면서 미국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인터넷판 등 해외 언론들은 29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 25만여건 가운데 세계 각국 지도자에 대해 미국 정가의 평가를 취합해 소개했다. 맨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의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관계다. 가디언은 지난 2008년 미국 대사관이 보내온 전문이 두 사람의 관계를 ‘배트맨(푸틴)과 로빈(메드베데프)’와 같다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직위가 더 높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푸틴 총리의 조수인 ‘로빈’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방 유럽의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도 여과 없이 전해졌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대해선 “외부 비판에 민감하고 권위주의적”,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촌평이 내려졌으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리스크를 회피하고 창조성이 거의 없는”인물로 지적됐다. 특히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무기력하고 헛된 자만심만 강하며, 일 처리도 비효율적”이라는 혹평과 함께, 최근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를 빗대“푸틴의 대변인(mouthpiece)”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밖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무기력한 늙은이(flabby old chap)”, 가다피 리비아 지도자는 “아주 이상한 사람”으로 각각 묘사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은 “우아하고 매력적”이지만 약속을 결코 지키지 않는 인물로 보고됐다. 공개된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유엔지도부에 대해서도 집무 스타일부터 생체정보에 이르는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나, 미국측 첩보활동의 합법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작년 7월 유엔 최고위층 인사들이 사용하는 네트워크 비밀번호 등 통신정보와 신용카드 번호, 항공 마일리지 계좌번호 등을 수집하도록 각국 외교관들에게 지시했으며, 일부 국가의 외교관들에게는 고위 인사의 DNA와 지문, 홍채인식 정보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신경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