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정부-한은, 금리 등 정책 조율 '눈길'

권오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취임후 처음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과 모임을 갖기로 해 거시정책 방향과 금리 문제에 대한 정책조율이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재경부와 한은에 따르면 권 부총리, 이 총재, 변 실장은 20일 오전 조찬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 모임은 전임 한덕수 부총리 때도 정책조율 등을 위해 매주 정례적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권 부총리도 얼마전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회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 경제팀 출범 직후 만나는 첫 자리인 데다 최근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 의장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내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경기진단과 관련한 금리 정책에 어떤 의견이 교환될 지 관심사다. ◇ 정부-한은, 경제전망은 비슷 올해 거시경제 전망에 대한 정부와 한은의 시각은 큰 차이가 없다.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정부 4.5%, 한은 4.4%이고 연간 성장률도 정부 5.1%, 한은 5%로 대동소이하다. 또 하반기에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는 점도 비슷하다.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도 정부나 한은 모두 4.4%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에서도 연간으로 정부는 2.7%, 한은은 2.6%로 거의 비슷하나 하반기의 경우 정부가 3.0% 한은이 2.8%로 0.2%포인트의 격차가 있다. 하지만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을 비롯한 향후 경기진단에 있어서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와 한은 사이에 하반기 물가와 경기 동향에 대한 인식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서도 "다만 금리정책에서 물가와 경기 요인 각각에 대한 비중은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 금리정책 조율에 이목 집중 물가와 경기 요인에 대한 미묘한 인식 차이는 결국 금리 정책이 어떻게 될 것인가로 관심을 쏠리게 하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장이 "경기둔화를 고려해 금리인상을 자제할 필요가있다"는 점을 최근 여러 차례 언급한 상황이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한은간에는 금리 문제에 대해 외견상으로는 '불일치'를 발견하기 어렵다. 한은은 콜금리 조정 문제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영역이라는 입장이며, 재경부도 콜금리 문제는 한은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견해다. 그러나 경기 전반을 살펴야할 재경부 입장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금리 인상 기조가 진행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국책연구기관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경제전망에서 금리정책에 대해 "현재의 정책금리(4.25%) 수준을 변경할 필요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부 편을 들었다. 권 부총리는 금리 문제에 대해 최근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18일 취임사에서 "금리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은행과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 나가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정부와 한은이 금리문제에서 정책공조를 잘 해나가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지만, 정부가 한은과의 관계에서 보다 주도적인 자세로 나가겠다는 것으로도 풀이될수 있는 부분이다. ◇ 한은, "금리는 금통위 고유영역" 이성태 한은 총재는 콜금리 조정 문제에 관한한 금통위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는 원칙에 단호하다. 콜금리 추가인상이 필요한지 여부의 판단도 한은과 금통위의 몫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총재도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조합에서 통화정책 운용을 통해 협조할 부분은 적극 협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흐름과 콜금리 수준에 대해 한은의 기본적인 입장은 하반기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되겠지만 성장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연말에갈수록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콜금리도 여전히 경기부양적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금리인상에도 경기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이 총재는 최근 "올 연말에나 내년 초에는 소비자물가가 3%에 이를 것"이라며 "물가는 좋은 시절 다 지났다"고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의 수해와 관련, 생산부문의 마이너스에도 불구하고 복구과정에서 공공투자와 건설부문의 지출로 경기부양의 플러스 효과도 있어 전체적으로 경기회복세에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농산물 가격 급등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외부 가격변수 가운데는 사상 최고치에 달한 국제유가 급등세가 물가를 압박할 가장 큰 걱정거리로 한은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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