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아자파업 시민반응] "나라경제 생각 회사부터 살려야"

『상여금을 못받은 종업원이 어디 기아 근로자들뿐입니까. 형편이 어려운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물에 빠진 사람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10일 기아자동차 노조가 97년도 미지급 상여금 600%의 지급과 고용보장 등을 요구하며 소하리와 아산, 시화 등 3개 공장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4시간동안 공장가동을 중단하고 한시파업을 하자 시민들은 한결같이 매우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제대로된 기업들도 임금을 동결하며 재활을 모색하는 마당에 협상용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임금인상 폭을 무려 9%나 제시하고 밀린 상여금을 지급하라는 요구는 현실을 무시한 것아니냐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우리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받게 된 원인이 기아차의 부도에 있는만큼 더 열심히 일해 경제회복에 힘을 보태야하는데도 무리한 요구로 파업을 하는데 대해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리해고를 당해 직업훈련원에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임모씨(36·서울 양천구 목동)는 『일할 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기아차 직원들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세계 자동차업체들이 합종연횡을 시도하면서 앞으로 10년안에 6개업체만 살아남는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마당에 한국자동차업체들은 어떻게 이를 감당해 나갈지 주목된다』며 기아는 노사가 대립할게 아니라 합심해도 선진업체를 따라잡는데 힘이 벅찰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는 허리를 펼수 있을까 기대했던 협력업체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안산에서 볼트유통업을 하는 권융구(57)씨는 『기아가 파업할 경우 이 지역 일대 관련업계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기아 노·사가 합리적으로 사태를 마무리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아차 노조관계자는 『기아가 자력회생하는 것을 전제로 상여금을 반납했기 때문에 노조의 주장은 유효하다. 현대가 작년 6월말 고용수준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올들어 간부사원 30%를 명예퇴직시키는등 고용불안을 촉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이학인·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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