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론 후폭풍 어디까지" 불안감

엔론 후유증은 이번주에도 뉴욕 증시의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의회 회계감사원(GAO)이 딕 체니 부통령을 연방 지법에 고발했고, 백악관은 법원의 결정이 내리기 전에 자문기구인 에너지 위원회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맞서 엔론 파동이 확산 일로에 있다.뉴욕 증시는 엔론과 같이 분식 회계를 통해 주가 조작을 한 기업(Enronitis)이 얼마나 더 나올런지에 대한 불안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IBM, 시스코시스템스, 컴퓨터 어소시에이츠(CA)등 수십개의 상장회사들이 회계 조작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회계를 조작한 사실이 없더라도, 언론의 보도나 루머만 돌아도 그 회사의 주식은 하루에도 10~20% 폭락하는게 요즘 실정이다. 부채가 많은 기업들에 대한 기피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이번 주 뉴욕 증시는 지난주말의 시장 움직임을 관찰함으로써 진단의 단초를 찾아볼수 있다. 지난주 4영업일(프레지던트데이 휴장) 동안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 지수만 0.7%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는 4.4%, S&P 500 지수는 1.3%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가 하락하는데도 다우존스 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미국에서 믿을만한 기업 30개로 다우존스 지수가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회계 조작 의혹이 터져 나오는 하이테크주를 피해 프록터 앤드 갬블(P&G), 엑손 안전한 블루칩으로 옮겨가는 경향이 뚜렷해졌는 뜻이다. 지뢰밭을 피해 안전지대로 도망가자는 심리가 블루칩과 국채(TB)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뉴욕 증시 전반에 침체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주에는 또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증언과 1ㆍ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등 굵직한 지표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들 지표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통신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침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술주 회피 경향 뚜렷 CNNfn은 "소녀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인기처럼 하늘을 찔렀던 기술주가 요즘엔 머라이어 캐리처럼 인기가 땅에 떨어졌다"고 비유했다. 주가가 거품처럼 부풀고 주식 공개(IPO)로 떼돈을 벌었던 하이테크 업체들이 회계 조작 의혹에 휘말리고 기대 이하의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다. 컴퓨터 어소시에이츠는 지난주 주가가 무려 41% 폭락했고, 월드컴 50%, 퀘스트 41%, 타이코 53%가 각각 폭락했으며, 심지어 IBM과 같은 선두주자도 19%나 빠졌다. 나스닥 지수의 거품이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분석과 함께 통신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에 대한 패닉적 투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터져나오는 분식 회계 의혹도 이번주에는 어떤 새로운 기업으로 확산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에 미국 기업들의 수익 악화가 최고조에 이르렀고, 이번분기부터는 수익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분기 중간 보고를 하고 있는 기업들의 수익은 여전히 좋지 않다. 기업 경영진단기관인 톰슨-파이낸셜은 이번분기에 전년동기보다 8%의 수익 향상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정보로 볼 때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요인이 안전지대로 옮겨가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연말까지 수익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기술주 기피현상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린스펀의 입에 초점 그는 27일에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미국 경제 전반과 금리정책에 관해 의견을 개진하고, 다음날엔 워싱턴에서 노동부 주최 모임에 참석, 은퇴연금의 중요성에 관해 강연한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린스펀 의장은 당분간 금리를 인하도, 인상도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미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그린스펀 의장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그가 어떤 발언을 할지에 월가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28일에 지난해 4분기 GDP 수정치가 발표된다. 한달전에 발표된 추정치는 0.2% 상승이었는데, 추가 집계된 통계를 근거로 할 때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에 0.9~1.2%의 긍정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아울러 ▦주택 거래동향 ▦소비자신뢰지수 ▦내구재 동향 ▦개인 소비 ▦건설 동향등 미국 경기 흐름을 읽는 중요한 자료가 발표된다. 상장 기업들 가운데 ▦타겟 ▦홈 데포 ▦페더레이티드 디파트먼트 ▦갭 ▦월마트등 소매업체들의 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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