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가·자산버블 잡고 국제적 위상 강화 '다목적 포석'

[中 관리변동환율제 도입]<br>유로존 재정위기 진정속 무역수지 흑자전환도 한몫<br>"이달말 美와 대화 전후해 실질적 절상 나설것" 전망도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 도입을 밝힘에 따라 위안화도 곧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되면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금융긴축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 도입 방침을 천명함에 따라 위안화도 점진적으로 절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5월 말 미중 경제 전략대화 개최를 전후해 실질적인 위안화 절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은 중국의 환율정책 변화 방침을 여러 차례 시사했기 때문에 중국이 곧 환율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위안화 절상 문제는 잠시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당초 중국이 달러 페그제 포기 등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5~10% 절상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그리스 위기가 터지자 위안화 절상이 올 3ㆍ4분기까지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물가안정 등을 겨냥한 다목적 카드=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중국이 물가안정 등을 위해 위안화 절상 카드를 꺼내 들게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정부의 억제 목표치인 3%에 바싹 근접했다. 더욱이 부동산 가격 급등 등으로 중국은 자산 버블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4월 무역수지가 2개월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되자 위안화 절상 분위기기 무르익기 시작했다. 닉 베넨브로크 웰스파고은행 외환시장 투자전략가도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며 위안화 절상 시점을 5월 말이나 6월 초로 점치기도 했다. 미국의 압력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앞으로 5년 안에 미국의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수출 확대는 중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중국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미국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중국 상품의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지만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는 크게 기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을 미룬 것은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 이들이 조율을 거쳤다는 뜻"이라며 "양국의 암묵적 동의가 바탕에 깔려 있다면 변동환율제가 갑작스럽게 도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권 국가 긴축 기조 강화될 듯=위안화가 절상되면 건실한 성장 궤도를 밟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의 긴축 기조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WSJ는 최근 "일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경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등 긴축 정책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다른 나라들로서는 수출 경쟁력 약화 우려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보다 수월하게 긴축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과 2차 재정위기로 흔들리는 유럽권을 넘어 아시아 등 주요 신흥국가가 당분간 전세계 경제 정책기조를 리드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중국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위안화 절상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의 자산거품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미국ㆍ유럽 등 서구권 국가들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위안화 절상보다는 금리인상이 더 적절한 카드라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앤디 시에는 최근 "중국이 인플레이션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금리인상이며 그 후에 위안화를 절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금리인상보다 위안화 절상에 먼저 나서고, 특히 그 폭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 중국의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앞으로 2년 내에 중대한 경제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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