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업률/경기와 실업률(경제교실)

◎불황기의 구직 포기자 등 비경제활동 인구로 간주/실업률에 제때 반영안돼/비교적 경기변동에 둔감지표는 「봄」, 체감은 「겨울」. 실업률은 경기와 반비례하여 나타나는게 상식인데 웬일인지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어도 실업률은 경기와 상관없이 독불장군처럼 따로 가고 있다. 전국에서 표본으로 뽑힌 3만4천가구에 살고 있는 만15세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통계청에서 매월 실시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결과 공표되는 실업률에 대한 매서운 비판으로 경기변동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 이유를 알아보자. 첫째로, 농촌노동력은 농번기냐 농한기냐에 따라 단순히 취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간에만 주로 이동하고 실업자로서는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농가의 실업률은 경기변동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업별 취업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농림어업 취업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11.9%, 97년 3·4분기) 실업률이 경기에 민감하게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둘째로, 전체 취업자의 취업구조에 있어서 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은 80%수준인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60%수준으로 낮다. 또한 영세한 자영업주, 무급가족종사자 등 비임금근로자의 비중이 높아 불황시에도 가족이 하는 일을 도와주면서 실업자로 잡히지 않기 때문에 실업률이 경기변동에 민감하지 못한 이유가 되고 있다. 셋째로, 고용통계작성 대상인 만15세이상 인구중에는 불황기에 구직 전망이 나빠지면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집에서 가사를 하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장을 구하다 포기하고 「시집이나 가버리자」고 집에 들어앉으면 더이상 실업자가 아니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또한 불경기때 해고된 실업자만큼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은, 이들중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녀자나 청소년 등 비교적 불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취업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되면 구직활동을 그만 두고 비경제활동인구가 되는 실업의 잠재화현상때문에 실업률이 경기에 둔감하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정리해고제가 아직 도입되지 않아 경기침체가 곧바로 해고로 이어지지 않는다. 즉 일반적으로 경기가 나빠져도 기업에서 인력의 감원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고 경기가 좋아져도 신규채용이 즉시 이루어지지 않아 실업률에는 보통 경기변화와 9∼10개월 시차를 두고 늦게 반영되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둔감하게 나타난다.<이화영 통계청 사회통계과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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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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