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 당국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13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입국한 한 20대 여성이 사스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방역당국이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이 여성(26)이 위험지역인 중국에서 장기 체류한 뒤 입국한데다 고열과 기침 등 사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어 현재 서울시내 모병원에서 정밀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원의 한 관계자는 “의료진은 일단 감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1차 진단했지만 국립보건원 판단으로는 사스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에서 의견을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 환자는 10일 입국한 뒤 감기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이 단순 감기환자로 판단하고 귀가시켰고 이후 증세가 악화돼 12일 재입원했다. 방역당국은 이 여성환자의 가검물을 채취해서 정밀검사를 벌이기로 했고 병원에 역학조사관을 보내 구체적인 여행지와 현지 체류기간 등을 파악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이 여성이 사스환자로 밝혀지면 가족을 격리시키는 한편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여행객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보건원의 한 관계자는 “10일 이 여성환자를 귀가시킬때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자택에서 머물도록 했다”며 “보통 사스환자는 고열증상이 먼저 나타나는데 이 환자는 그렇지 않아 여러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