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이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종금사를 추가로 정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두개 종금사가 추가로 정리될 전망이다.금융감독위원회의 한 당국자는 10일 『IMF측이 자본금이 완전히 잠식된 금융기관이 설득력있는 자본금 확충방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즉각 문을 닫도록 할 것을 요청했다』며 『일부 종금사의 경우는 자력증자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돼 정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금감위에 따르면 IMF는 기아·한보 등에 대한 부실대출을 장부에 정확히 반영하고 워크아웃·화의 기업 등에 대한 대출금의 20%를 대손충당금으로 쌓는 것을 기준으로 정리대상 종금사를 선정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이같은 기준에 따를 경우 D·N·Y·L 등 4개 종금사의 자본이 지난해말 현재 완전 잠식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금감위는 증자계획이 마련돼 있거나 자금력있는 재벌그룹이 대주주인 두세 곳은 증자를 통해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으나 나머지 한두 곳은 정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위 당국자는 『금융기관이 워크아웃 등 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설정기준을 우리 정부의 재량에 맡겨줄 것을 요청했으나 IMF 등이 국제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고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일부 종금사의 경우는 자본잠식 규모가 큰데다 증자여력도 없어 정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어떤 방식으로 정리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위는 정리대상 종금사를 한아름종금이나 새로운 가교 종금을 설립해 넘기거나 공적 자금지원을 통해 증권사 또는 은행과 합병시키는 방안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정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최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