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4년 증시전망] ‘실적 장세’가 5년만에 다시 온다

“5년 만에 제대로 된 실적장세가 온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해 증시가 유동성에 의해 주가가 오르는 금융 장세였다면 2004년은 지난 99년 이후 5년 만에 제대로 된 ` 진성 실적장세`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에는 경기회복과 수출호조에 힘입어 기업들의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2002년에도 기업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꺾기면서 잘 나가던 종합주가지수도 한 순간에 내림세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지난 2002년의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경기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 2002년과 다른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도 종합주가지수 상승랠리가 진행됐지만 이때는 `9ㆍ11 테러사태`이후 국제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금융장세의 성격이 강했다. 이에 앞서 지난 99년에는 98년 IMF 시기에 폭락했던 주가가 금융장세와 실적장세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었다. 특히 올해 증시는 수출주 중심으로 진행되던 경기 흐름에 내수주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게 증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주식투자전략으로 크게 ▲실적호전종목 발굴을 통한 가치투자 ▲대세상승국면을 이용한 장기보유전략 ▲우량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수립 등을 꼽았다. ◇기업실적 사상 최대 전망=올해 증시의 최대 화두는 기업 실적이다. 대우증권이 전망한 `2004년 어닝스 가이드 1월호`에 따르면 올해 증시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증권 유니버스(평가대상) 202개사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25.0%에 달하고 순이익증가율 역시 32.9%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증권 역시 올해 미국경제가 회복국면을 벗어나 확장국면으로 진입하고 중국 역시 8%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국내 경제도 지난해보다 한층 높아진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과 우리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목표지수를 각각 1,010포인트, 1,100포인트로 제시했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올해 증시에서는 실적에 따른 주가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주 및 턴어라운드주 장기투자=주식투자자들도 투자전략의 초점을 `실적`에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이미 바닥을 확인한 만큼 상반기에는 수출관련주 중심의 상승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출주 랠리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에는 경기민감주 중심의 수출 재료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카드채 문제 등이 해결되면서 시장의 무게중심이 자연스럽게 내수주와 은행주로 옮겨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올해 투자대상은 철저하게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실적악화를 딛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회복의 전기를 마련한 턴어라운드(실적전환형) 주식은 올해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끌 것이라는 진단이다. 최성호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실적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난 종목들은 그 동안의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나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량주 중심의 차별화 대비해야=하지만 종목 선택에 있어서는 더 신중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중소기업보다는 수출관련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우량주와 비우량주간의 차별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주가가 싸다는 이유 만으로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고가주라도 실적호전이 이뤄지고 있는 종목은 꾸준한 상승이 예상된다. 또 외국인이 연말 휴가기간을 끝내고 다시 매매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 여전히 외국인 선호종목에 관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지난해 주식비중 확대에 실패한 기관투자가들 역시 높은 채권비중과 낮은 주식비중을 조절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점차 기관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과 기관간의 수익률 게임이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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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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